연말이 다가오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제도 개선으로 배당기준일을 12월 말에서 봄까지 미룰 수 있게 되면서 '찬 바람 불면 배당주'는 옛말이 될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배당주 랠리가 펼쳐지고 있는 모습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1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KB금융 (KS:105560)(1111억원), KT (KS:030200)(889억원), 우리금융지주 (KS:316140)(722억원), 삼성생명 (KS:032830)(591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투자자 순매수 2~3위는 KB금융(968억원), 메리츠금융지주(371억원), 미래에셋증권(15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통신과 금융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했는데, 모두 대표적 고배당주로 꼽히는 종목이다.
상법 유권해석이 바뀌면서 2023년 결산배당부터는 배당기준일을 12월 말에서 주주총회 이후로 미룰 수 있게 됐다. 이전에는 배당기준일이 12월 말에 몰려 10월부터 배당주가 오르는 경향을 보였지만, 다수 기업 배당기준일이 내년 1분기로 미뤄지며 '벚꽃배당'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연말 배당효과가 희석되리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올해도 '찬 바람 불면 배당주' 효과는 여전한 모습이다.
연말 배당주 투심이 돌아온 이유 중 하나로는 금리 인하기 도래가 꼽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9월 4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3년여 만의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이달 발표했다. 금리 하락으로 인한 이자소득의 감소는 배당소득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져 금리 하락기는 통상 배당주에 호재로 작용한다.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인한 배당 성향 개선 가능성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1년간 배당금을 기준으로 한 코스피 200의 배당수익률은 2.1%로 과거 10년 평균인 1.8%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주주환원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점차 관련 수치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식시장에서 가장 확실해 보이는 변수는 미국의 금리 인하"라며 "금리 하락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성장주와 배당주 중심의 접근이 유효하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