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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억 인구' 중국·인도 입맛 사로잡은 오리온… 현지화 전략 통했다

입력: 2024- 10- 18- 오전 12:23
© Reuters.  \'28억 인구\' 중국·인도 입맛 사로잡은 오리온… 현지화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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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이 올해 역대급 실적을 올리며 3조 클럽 입성을 앞두고 있다. K푸드 수출 호조 속에 선제적인 해외 진출이 신의 한수로 평가받는다. 중국과 인도 시장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빛을 발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4677억원, 영업이익 246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5%, 16.8%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경제 불황과 소비 침체 등 악재 속에서도 해외 매출이 호조를 띠며 K푸드 성장에 기여했다. 상반기 오리온의 해외 매출은 9184억원으로 전사 매출의 62.6%를 차지한다.

타업종과 경쟁사가 중국 시장에서 쓴맛을 볼 때 오리온의 실적은 꾸준히 성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리온이 비교적 일찍 중국 시장에 진출한 만큼 앞으로도 안정적인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며 "해외 법인 업력이 30년이 넘었기에 글로벌 경기나 한중 관계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 탄탄히 뿌리를 내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오리온 중국 법인의 매출은 7.2% 성장한 6022억원, 영업이익은 23.1% 성장한 1101억원을 올렸다.

맛부터 원료, 마케팅까지 '현지화 전략'

오리온은 1993년 베이징사무소를 개설하고 1997년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 랑팡에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하며 중국 공략을 본격화했다. 2013년에는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중국시장에서 매출 1조 시대를 열었다.

중국에서 초코파이는 친숙하게 다가서고 싶다는 의미를 담아 '좋은 친구'라는 뜻의 하오리요우(好麗友)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단기적인 매출 증가 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브랜드 로열티를 구축해 나가는 전략을 펼쳤는데 이것이 통했다는 평가다. 붉은색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을 겨냥해 파란색 패키지를 붉은색으로 바꿨다. 한국에만 있는 '情'이라는 정서도 공자 사상에 맞춰 '인(仁)'으로 브랜딩했다.

하반기에는 국경절, 광군제 등 쇼핑 성수기가 몰려 있는 만큼 실적 성장에 한층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오리온이 다음 시장으로 공들이고 있는 곳은 14억 중국 인구를 앞지른 14억5000만 인구의 인도 시장이다.

오리온은 2018년 일찌감치 인도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시장 개척에 나섰다. 2021년 2월 인도 '라자스탄'(Rajasthan)주에 생산 공장을 완공하고 3월부터 초코파이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 법인의 매출은 205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으며 사업을 시작한 2021년 이후 150%가 넘는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채식주의자가 많은 인도에서 판매하는 초코파이는 해조류에서 추출한 식물성 젤라틴을 원료로 사용한다. 인도 초코파이 오리지널을 선보인 후 현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딸기, 망고 등으로 잇달아 선보이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2023년에는 꼬북칩도 '터틀칩'(Turtle chips)이라는 이름으로 현지 생산하며 스낵 시장에도 본격 진입했다.

오리온은 인도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집중하는 한편, 지난해 추가 구축한 파이 생산라인을 기반으로 제품을 다양화하고 카스타드, 화이트 초코파이를 필두로 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오리온 측은 "인도 시장은 아직 진출 초기인 만큼 수익성보다는 투자에 더 집중하는 단계"라며 "꾸준한 브랜딩과 현지화 전략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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