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스탁데일리=박광춘 전문기자]
한때 조 단위 시가총액의 제일약품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주로 주목 받았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3년여 만에 주가는 1/10 토막이 났다. 주가 반등의 모멘텀이 요원한 터라 제일약품을 향한 기대감도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제일약품 주가, 코스피 지수 추이 비교. 자료=네이버증권
제일약품의 최근 주가는 1만 5000원대다. 지난해 10월 1만 4000원대를 찍기도 했다. 제일약품 주가는 2020년 말을 기점으로 하락세가 심화됐다. 꽤나 오랜 기간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약 3년 전만해도 제일약품은 꽤나 주목받는 종목이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잠식하면서 제일약품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히 올랐다. 코로나19 수혜주로 가장 주목받는 종목으로 떠올랐다.
제일약품이 코로나19로 주목받은 배경은 주요 인력의 과거 이력이다. 성석제 제일약품 대표가 한국화이자제약 부사장으로 재직한 바 있어서다. 이에 제일약품은 화이자의 관련주로 묶였다. 제일약품이 화이자로부터 의약품을 도입해 유통하는 점이 알려지면서 화이자 (NYSE:PFE) 관련주로 주목 받았다.
제일약품 주가가 정점을 찍은 때는 2020년 말이다. 2020년 11월 주가는 장 중 11만 9000원을 기록했다. 화이자가 코로나 백신 개발에 나서면서 제일약품 주가 또한 탄력을 받았다. 5만원 안팎을 오간 주가가 단숨에 두 배로 뛰었다.
하지만 화이자 후광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11만원대를 찍은 뒤 가파르게 조정 받았다. 20201년 초 예전 수준으로 회귀하더니 나아가 추가 하락을 이어갔다. 현재 주가는 화이자 관련주로 주목받기 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제일약품의 주가 하락을 이끈 건 실적으로 풀이된다. 제일약품은 2021년부터 7000억원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2021년과 2022년 100억원대 영업손실을, 150억원대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의 기술수출 덕에 흑자로 전환했지만, 주가에 있어 분위기 반전을 이뤄내지는 못한 모습이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그래픽=인포스탁데일리
지난해 3월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중국 제약사인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과 역류성 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스타프라잔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걸로 알려졌다. 계약규모는 최대 1억 2750만달러로, 계약금 1500만달러와 최대 1억 1250만달러 규모의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로 구성된 걸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제일약품이 흑자 기조를 이어갈지에 주목하고 있다. 일단 출발은 좋지 않다. 올 1분기 제일약품의 연결 기준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22여억원, 33여억원이다. 예년 대비 판관비가 확대되면서 수익 구조에 비우호적 영향을 미친 걸로 풀이된다. 올 1분기 연결 기준 제일약품의 판관비는 전년 동기 대비 30억원 가량 확대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제일약품이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신약 개발 등에도 힘을 쏟고 있다”며 “과거 단순한 사업 모델 탓에 디스카운트를 받은 점에서 탈피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광춘 전문기자 p2kch@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