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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한 주요 시중은행들이 이번 주부터 투자자들과의 손실 배상 협의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낸다. 배상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객과의 협상이 관건인 상황에서, 최근 H지수가 가파르게 반등함에 따라 향후 배상 규모는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 ELS 최다 판매사인 KB국민은행은 올해 1월 만기가 도래한 6300여 건(중도해지 포함)의 ELS 손실 확정 계좌에 대한 자율배상 협의 절차에 돌입했다.
국민은행은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대표 피해 사례 분쟁조정위원회 결과를 참고해 내부 위원회에서 계좌별 배상 비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먼저 본사에서 자율배상 절차와 방법을 담은 안내 문자를 발송한 뒤, 영업점 직원이 개별 고객에게 유선전화로 추가 안내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지난 주말 배상위원회를 열고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손실 배상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신속한 자율배상을 위한 전산시스템을 구축했으며, 격주로 배상위원회를 열어 배상 절차를 진행해 나간다.
NH농협은행도 이번 주 첫 배상금 지급을 앞두고 있다. 지난 21일 자율배상 신청 접수 후 667건이 접수됐으며, 그중 이의를 제기한 69건을 제외한 598건은 이번 주 중 조정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 중 배상 속도가 가장 빠른 신한은행은 조만간 합의 사례가 1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정상혁 행장이 ELS 손실 고객들에 대한 조속한 배상을 강조한 만큼 최대한 빠르게 조정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홍콩ELS 배상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으나, 배상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고객은 조정에 불만도 있을 것"이라며 "배상 비율에 이의를 제기하는 고객이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배상 속도와 규모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홍콩H지수가 6600대까지 반등함에 따라 향후 관련 배상 규모가 급감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LS는 추종하는 주가지수의 방향성에 따라 손실과 이익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H지수는 2022년 4900대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6900선까지 회복했다. 현재 6600선으로 내려왔지만 7000선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국민·신한·SC제일·우리·농협은행 등 홍콩 ELS 주요 판매사인 6개 은행에 따르면 만약 지수가 6500선 이상만 유지해도 오는 8월부터 만기(3년)가 도래하는 홍콩 ELS 상품은 손실이 거의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