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서학개미는 엔비디아의 주식을 7억946만달러(9356억4021만원) 순매수하며 석 달 연속 해외주식 순매수 1위에 올랐다.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률은 이 기간에만 88.6%에 달한다.
앞서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7일(현지시각) 4.5% 급등한 926.69달러로 마감하며 사상 처음 900달러를 돌파했다. 800달러를 넘어선 지 불과 5거래일만이다. 이후 8일 주가는 다시 875.28달러를 기록하며 9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11일에도 17.54% 내린 857.74달러에 거래를 마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AI 성장 기대감으로 반도체주가 단기 급등하자 반도체주 조정을 예상한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가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지난 한 달간 서학개미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를 8820달러(약 1162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 5위다.
이 ETF는 ICE반도체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3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반도체 주가가 고점이라는 인식이 커지며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내 증권가에서는 엔비디아가 과열 국면에 따른 단기 조정에 들어갔다는 뿐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반도체 관련 업체들의 탄탄한 실적이 향후 주가 상승을 견인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AI 관련 투자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여 엔비디아와 AI 반도체 관련 업체들의 실적은 주가를 충분히 뒷받침해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는 18일 예정된 엔비디아 AI 컨퍼런스 또는 다음 실적이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다시 주가는 상승 여력을 얻게 될 것으로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서영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새로운 아키텍처에 기반한 AI 가속기를 2년 주기로 출시하고 있는데 2024년 2분기에는 H200, 2024년 말에는 B100 출시가 예정돼있다"며 "엔비디아는 신규 아키텍처를 개발하면서 AI 가속기 성능을 지속해서 끌어올리고 있는 가운데 AI 가속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경쟁 우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