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여세린 기자] 고금리의 부담을 버티지 못한 개인 사업자들이 대출 문턱을 낮춘 인터넷은행으로 몰리면서 감소세를 보이는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은행의 개인사업자(소호)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2022년 4분기 890억 원이던 소호대출 잔액은 지난해에는 9500억 원으로 10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뱅크의 소호대출 잔액은 2022년 4분기 1조 3099억 원에서 지난해 3분기 1조 7915억 원으로 증가했고,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900억 원에서 7276억 원으로 증가했다.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대출 규모는 작지만 매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포용 금융’ 일환으로 중·저신용자에게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제공하는 등 시중은행보다 대출 문턱이 낮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또한 인터넷은행은 대기업 대출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개인사업자 대출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소호대출 잔액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의 지난 1월 말 기준 소호대출 잔액은 319조 2304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2632억 원 줄었고 두 달 사이에 1조 1379억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개인사업자들의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0.11%였다가 4분기에 0.35%에 달했다.
토스뱅크의 경우 2022년 4분기 기준 0.37%에서 지난해 3분기 1.86%로, 케이뱅크는 0.06%에서 0.47%로 높아졌다.
주로 중·저신용자가 소호대출을 받은 만큼 연체율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인터넷은행의 건전성 관리에도 비상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경기불황으로 대출 상환을 하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부실채권 매각·상각, 충당금 적립 등 건전성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호대출은 법인이 아닌 숙박·음식점업, 도소매업, 부동산임대업 등을 하는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