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서울] 급매물 소진과 고금리 영향 등에 최근 아파트 시장에 매물이 쌓이는 가운데 '부동산 불패'로 불리는 서울 강남권의 집값도 조정받을 지 주목된다.
26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강남3구의 아파트 가구당 평균 가격은 서초구가 26억6889만원으로 가장 높고 강남구가 25억1967만원, 송파구가 18억2788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연말보다 소폭 낮아지긴 했지만, 전고점 대비 90% 이상 회복했다. 서울 25개구 전체 가구당 평균 가격은 12억9682만원인데, 강남3구는 이보다 10억원 이상 높은 셈이다.
강남권에서는 10평대 소형도 10억원을 웃도는 가격에 거래된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13평)는 지난 6일 10억3000만원, 10억4300만원에 손바뀜됐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35㎡(16평)도 이달 13일 9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10억원에 육박했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 49㎡(22평)가 17억원에, '래미안블레스티지'도 같은 평형이 16억5000만원에 팔리는 등 등 소형 평형도 초고가 거래가 이뤄진다.
다만 최근 고금리와 정부의 가계부채 규제 등으로 매수자의 자금 조달 허들이 높아지자, 서울 아파트 매매가 주춤하고 상승 거래 비중이 줄어드는 등 달라진 시장 분위기가 감지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아파트 거래량은 9월 기준 3327건으로, 8월 3845건 대비 500건 이상 줄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 분석을 보면 전국 아파트 매매 가운데 아파트 상승 거래의 비중이 9월 47.45%로 8월의 47.65%에 비해 소폭 줄어들어 8개월 연속 상승 추세가 중단됐다. 특히 10월 들어 전국 상승 거래 비중 45.36%, 하락 거래 비중 41.93%로 하락 거래 비중이 다시 40%를 돌파하는 상황이다.
서울에서도 10월 상승 거래 비중은 45.88%로 5개월 만에 50% 미만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 이상' 대폭 상승 거래 비중은 20.71%, '1~5%' 소폭 상승 거래 비중은 25.18%로 모두 전월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부동산 거래가 주춤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서울 중저가 지역의 타격이 더 크지만, 강남3구 등 고가 지역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강남3구의 아파트값이 올해 상반기를 지나면서 물가를 충분히 반영하는 수준까지 오른 점도 추가 상승의 저항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현재 고가 아파트 시장의 유동성이 중저가 아파트 시장보다 더 좋다"며 "현금으로만 보유하던 시장이었는데, 정부가 15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서울 나머지 지역이나 인근 수도권에서 추격 매수가 붙지 않는 시장 분위기이다 보니 강남권 집값도 한동안 '게걸음'과 같이 횡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