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아파트.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서울] 주택가격 9억원 이하, 소득기준 1억원 이하면 저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특례보금자리론 판매가 지난달 말 일부 중단되자 서울 중저가 아파트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9억원이 넘는 아파트는 대출 한도가 확 줄어 자금 여력이 없으면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 보니 거래가 뚝 끊겼다는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주택 가격이 9억원 이하면 총부채 원리금 상환 비율(DSR) 규제 없이 최저 4%대 초반의 고정금리로 5억원까지 대출해 주는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판매가 지난달 27일부터 중지됐다.
정부가 지난 1월 아파트값 급락을 막기 위해 40조원을 출자해 만든 대출 상품인데, 가계대출 증가 요인으로 지목되며 판매 종료 시기를 예정보다 4개월 앞당겼다.
서울 서남권의 한 공인중개사 A씨는 "추석 이후 매수 문의 자체가 확 줄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4%대 고정금리로 공급됐던 일반형 판매 중단 이후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고삐가 풀린 듯하다"며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내 집 마련이나 갈아타기를 준비하던 신혼부부 등 젊은 층의 발길이 확 줄고, 자금 여력이 있는 노년층의 매수 문의만 가끔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9월 기준 코픽스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3.82%를 기록해 전달 대비 0.16%포인트(p) 상승했다.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석 달 만의 상승 전환으로, 상승 폭도 올해 최고다. 일부 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을 최고 연 7%대로 설정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매수 문의가 뚝 끊기며 서울의 매도 물량은 계속 쌓이고 있다. 프롭테크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도 물량은 7만5000건 안팎을 넘나들고 있다.
9억원대로는 팔릴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매물을 내놓고 버티던 집주인들이 8억원대로 호가를 낮추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공인중개사 B씨는 "서울의 고가 아파트의 집값이 회복되면서 중저가 아파트 거래도 활발해지나 했는데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판매 중단이 찬물을 확 끼얹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12억원이 넘는 분양 아파트에는 대출이 나오고, 기존 중저가 아파트 대출만 조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 3월부터 분양가 12억원이 넘는 집을 사는 분양 계약자도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자 서울과 수도권 청약 시장에서는 고분양가에도 열기가 뜨겁다.
경기도 광명시 '광명센트럴아이파크'는 34평 기준 12억원의 고분양가에도 '완판'됐고, 서울에서는 입지에 따라 34평의 분양가가 15억원에 육박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 초 정부가 '둔촌주공 일병 구하기'를 위해 중도금 대출 규제를 확 풀어 12억원의 고분양가에도 완판이 이어지고 있는데 9억원대 중저가 아파트는 대출이 안 나와 거래 절벽이 우려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