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글로벌일반] 집값과 금리가 치솟은 미국에서 배우자가 아닌 다른 가족 구성원이나 친구 등 가까운 사람과 집을 공동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로이터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렌딩트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29%가 배우자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집을 사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잠재적 주택 구매자 중 63%는 배우자가 아닌 가족 구성원과 함께 주택 구입을 고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57%는 좋은 친구나 지금의 룸메이트와 함께 주택 구입을 고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렌딩트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이콥 채널은 “그 정도면 꽤 많은 비중이라 놀랍다”며 “이는 주택 시장의 현 상황을 나타내 준다. 지금 주택을 사는 것은 정말 비싸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6월 기존 주택의 중간 가격은 41만 1200달러(5억5천만원)로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30년 만기 모기지의 평균 이자율은 연방준비제도의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7% 이상 선으로 올랐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구매자들의 주택 시장 진입이 어려워졌다.
아이다호주 보이시에 사는 거스 깁스는 2021년 자신의 파트너와 그의 여동생과 함께 침실 3개짜리 주택을 구입했다. 깁스는 “우리 세 사람의 이름이 모두 모기지에 등록되어 있다. 높은 임대료에 지치던 차에 때마침 주택 구매를 해서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배우자나 연인이 아닌 다른 사람과 주택을 함께 구매하는 사람의 비율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다. NAR에 따르면 현재 주택 시장의 약 3%가 이런 경우인데, 이 비율이 첫 주택 구매자들 사이에서는 5%로 증가한다.
NAR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제시카 라우츠는 “이 방법은 주택 구입이 어려울 때 자원을 모을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산상으로는 매력적일지라도 이런 방식의 주택 구매는 잠재적인 위험 요소로 가득 차 있다며 로이터는 몇 가지 주의 사항을 정리했다.
첫째, 금전적 분쟁으로 인해 관계가 틀어질 수 있기 때문에 친구나 가족과 자산을 나눠 갖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래서 상호간의 신뢰가 아주 높은 관계에서만 고려해야 한다.
둘째, 서면으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함께 구매하는 사람들 중 누가 얼마나 머무를 것인지, 팔고 싶을 때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지, 유지 보수 비용 분담 등등이 여기에 포함 되어야 한다. 이런 문제는 미리 논의한 후 부동산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문서로 작성해야 한다.
셋째, 여러 선택지를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 사람들은 혼자서 구매하기 벅차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과 함께 주택을 사려고 한다. 20%의 계약금만 상상해도 절망적이기 때문이다. 렌딩트리의 제이콥 채널은 “실제로는 20% 계약금을 다 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 절반도 안되는 금액으로 계약금을 내고 연방주택국 등의 대출을 이용하면 5%도 안되는 금액으로 계약금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혼자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지 먼저 여러 방법을 모색하라는 것이다.
로이터는 주택 구매가 어려워질수록 공동 구매하는 경우가 더 늘어나며 보편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