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와이의 마우이섬 해변
[시티타임스=글로벌일반] 미국 하와이 당국이 마우이에서 난 치명적인 대규모 산불의 원인을 조사하는 동안 소셜미디어 사용자들 사이에서 당국이 ‘스마트 도시’를 만드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섬을 파괴할 계획을 세웠다는 황당무계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AP가 17일 보도했다.
극우적 사상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는 UN이나 세계경제포럼 같은 국제 조직이 첨단 기술로 인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스마트 시티’ 또는 ‘15분 도시(15분 내로 도보나 자전거로 이동 가능한 도시)’로 사람들을 강제 이주시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음모론이 존재한다. 하와이 산불에 대한 음모론도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한다.
최근 널리 공유된 동영상에서는 한 남성이 “1월에 마우이에서 스마트시티 학회를 열어 마우이 전체를 스마트 섬으로 바꾸고 모든 에너지를 재생 에너지로 바꾸며 모든 사람을 전기차로 몰아 넣는 ‘15분 스마트 시티’ 계획을 세웠다는 사실을 그들은 말해주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 남성은 또 “다음 달 9월 하와이에서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섬을 관리하는 디지털 정부 회담을 개최하는 것도 흥미롭다. 이를 위해 재건할 의도로 무언가를 재설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AP는 이 게시물이 ‘스마트 도시’와 ‘15분 도시’의 개념을 잘못 표현한데다 학회에 대해서도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 도시는 새 기술을 활용해 운영을 개선한 공동체를 의미하고, 15분 도시는 일상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도보 15분 이내에 찾을 수 있는 소규모 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이 원칙이다. 사람들의 이동이나 자유를 제한하지는 않는다.
또 하와이에서 열린 학회는 스마트 시티나 15분 도시, 마우이 또는 하와이 주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주제를 다뤘다.
1월에 열린 하와이 국제 시스템 과학 학회에서 수천 명의 연구자들이 스마트 시티 유형의 개념 뿐 아니라 광범위한 정보 기술 문제를 다룬 연구를 발표했다고 학회 의장을 맡은 하와이 대학교 마노아 캠퍼스의 퉁 부이 IT학과 교수가 설명했다.
그는 이 학회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되고 규모가 큰 IT 학회의 일환이라며 거의 1천5백개의 논문이 제출됐다고 말했다. 그 중 약 12개가 스마트 시티에 관련된 것이었고 마우이에 초점을 맞춘 논문은 하나도 없었다.
부이 교수는 “마우이를 스마트 섬으로 바꾸기 위해 파괴적인 방법을 동원하고, 역사적인 랜드마크에 해를 끼치고, 수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킨다는 생각은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는 일”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하와이 디지털 정부 회담을 주최하는 ‘이 리퍼블릭’의 수석 부사장 필리 머톨리니는 이 모임이 공공 부문에서의 AI 사용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으며, 마우이를 AI가 운영하는 도시로 전환한다는 개념도 의제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A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이번 행사에서 AI가 주제가 될 수는 있지만 정부 기술에 관한 모범 사례를 공공과 민간이 공유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회담의 공식 의제에서 AI를 다루는 것은 기술 전문가인 잭 쇼의 ‘정부를 위한 디지털 변화’라는 강연 뿐이다. 그러나 쇼는 다른 일정이 있어 연단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가 다른 행사에서 했던 비슷한 발표에서도 마우이에 대한 내용은 나오지 않았고 대신 동유럽의 에스토니아의 디지털 혁신 등의 사례만 등장했다.
버톨리니는 “이런 게시물들에는 잘못된 내용이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지적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조쉬 그린 하와이 주지사 측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하와이 왕국의 첫번째 수도였던 라하이나의 역사적은 마을을 고의로 불태우기 위해 화재를 일으켰다는 끔찍한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