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한국일반]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 2024.8.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서울에서 아파트 1채를 사기 위해서는 한 가구가 소득을 11년 6개월을 모아야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부동산 급등기였던 지난 2022년 대비로는 모아야 하는 연도가 줄었지만 전문가들을 향후 이 기간이 더 길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3일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서울에서 연간 가구 소득이 7812만 원인 가구가 한 푼도 쓰지 않고 9억 원의 아파트를 사기 위해서는 11.5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소득은 분기단위 해당 지역 내 KB국민은행 아파트 부동산담보대출 대출자의 연소득 중위값을 뜻하고, 주택가격은 분기단위 해당 지역 내 담보 실행 시 조사된 담보평가 가격의 중위값이다.
주택가격을 가구소득으로 나눈 값을 PIR(Price to income ratio)이라고 하는데 PIR이 10이라면 주택가격은 연 소득의 10배라는 뜻이다.
올해 2분기 서울의 PIR은 11.5로, 1분기 12.6보다는 낮은 수치를 보였다. 부동산 급등기였던 지난 2022년 1분기의 14.4, 2022년 2분기의 14.8 보다도 낮다. 다만 중위가구소득은 올해 2분기 7812만원으로 2년 전인 2022년 2분기의 5910만원보다는 높게 나타났다.
경기와 인천은 서울보다 아파트 마련에 소득을 모으는 기간이 짧았다. 올해 2분기 경기는 PIR이 8.9, 인천은 8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올해 2분기 PIR이 1분기보다는 낮아졌지만 서울의 분양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일부지역에서는 신고가가 속출하면서 PIR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위원은 "예전에는 PIR이 주택의 사용 가치에 따라서 가격이 형성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현재는 경제적인 가치나 상징적인 지역에 더 무게가 실리면서 가격이 형성돼 앞으로도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현재는 노동 생산성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서 서울의 PIR은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본다"며 "한국이 5차, 6차 산업에 드라이브를 걸어서 소득이 빨리 상승할 수 있는 경제구조가 돼야 서울 PIR 수치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실 리드는 "연소득이 올라가거나 아파트 가격이 낮아져야 PIR이 낮아질 수 있는데 현재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수요 쏠림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 당분간은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PIR의 지역별 양극화도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서진형 교수는 "지방은 인구나 가구 수 감소가 서울보다 더 빨리 진행되고 있다"며 "특정 산업이 발달한 지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역에서 서울과 PIR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효선 위원은 "서울도 보면 강남3구, 마포, 용산, 성동구의 PIR이 11.5보다는 높을 수 있고, 특정 지역은 이보다 낮을 수 있어서 지역별로 차이가 나고 그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며 "지방과 서울의 PIR차이도 줄어들기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KB부동산 데이터허브 PIR.(KB국민은행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