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한국일반]
2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둔촌주공 재건축 건설현장의 모습. 2024.2.21/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김도엽 기자 = "전세자금대출이 막히면 잔금 마련에 차질이 생길까 봐 밤잠을 설칩니다.", "둔촌주공 전세 입주가 불가능해질지 걱정돼요."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를 둘러싼 전세자금대출 규제 강화 소식에 우려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오는 11월부터 1만 2000여 가구가 입주를 앞둔 둔촌주공 단지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꼽히는 대규모 단지지만, 최근 전세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의 취급을 제한하는 조치들이 잇따르고 있다.
우리은행은 주택 소유자에게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하는 '초강수' 대책을 발표했으며, 갭투자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전세자금대출도 무주택자에게만 지원하기로 했다.
또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주택담보대출 기간을 단축하고, 갭투자 목적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하는 등 실수요자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둔촌주공 단지에서 전세를 구하려는 세입자들, 그리고 전세를 놓아 잔금을 치르려는 집주인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한 입주 예정자는 "실거주 의무가 3년 유예되면서 고금리와 자금조달 부담에 임대를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전세자금대출 규제가 우리 아파트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해 밤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둔촌주공 인근 공인중개사들도 이러한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둔촌주공처럼 대규모 입주 단지에서 전세자금대출이 막히면 전세를 맞추기가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며 "첫 입주자들의 경우 대출이 나오기 전까지 전입신고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계약을 진행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현재까지는 둔촌주공의 전세가 하락하는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고 있지만, 대출 한도가 많이 필요한 경우 DSR 규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대출 규제 때문에 전세가가 급락할 것이라는 예상은 아직 이르다"며 "서울 지역 전세시장이 워낙 강세이기 때문에 뚜렷한 변화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은행 관계자들은 둔촌주공의 일반분양자들이 잔금을 치르고 등기를 이전한다고 해서 소유권이 새롭게 바뀌는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일반분양주택의 전세자금 대출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해당 대출 규제는 개인 간 매매 시에만 적용되며 둔촌주공은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파트 입주자금대출은 기존에 우리은행이 이주비나 중도금을 취급했던 사업지를 중심으로 운용되고 있다"며 "둔촌주공아파트의 경우 이주비와 중도금 취급을 했기 때문에 전세자금대출도 운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역시 둔촌주공 같은 대규모 재건축 단지에서 전세대출 규제가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입주를 못 하는 수분양자들이나 조합원들이 돈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전세를 내놓아야 하는데, 전세가 나가지 않으면 금액을 낮출 수밖에 없고 가격 현상이 일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