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글로벌일반] 인구 밀도가 높은 대도시에 거주하는 유럽인들은 나쁜 대기질과 열섬 효과로 고통받고 있지만, 바르셀로나 세계보건연구소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런 밀집 도시는 1인당 탄소 배출량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연구의 저자들은 900개 이상의 유럽 도시를 인구 밀도와 가용 녹지 공간에 따라 네 그룹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그 결과 스웨덴 웁살라처럼 인구 밀도가 낮고 친환경적인 도시에 사는 사람이 파리처럼 인구 밀도가 높은 곳에 사는 사람보다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거의 50% 더 많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단독주택은 모든 주거 형태 중 1인당 에너지 사용량이 가장 많고, 인구가 많이 분산된 지역은 자동차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1인당 탄소 배출량이 더 많다.
그러나 건강 측면에서 고밀도 도시 역시 단점이 있었다. 밀집 대도시는 적은 인구가 사는 도시보다 교통량이 2배 이상 많았고 연료를 태울 때 배출되는 대기 오염 물질인 이산화질소 농도가 훨씬 높았다. 녹지 공간이 거의 없는 곳에서는 도시 안팎의 지면 온도 차이인 열섬 효과가 두드러졌다.
또한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시는 밀도가 낮고 녹지가 많은 도시보다 매년 인구 1천명당 자연재해로 사망하는 사람 수가 12% 더 많았다. 대기오염, 녹지 부족, 교통 소음을 조기 사망과 연관 시킨 예전의 연구 사례도 존재한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인 사샤 코멘코 연구원은 “콤팩트 시티(고밀도로 개발해 자동차 이용을 최소화하는 도시)는 환경 측면에서 주민들에게 나쁘지만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는 더 낫다”며 “우리는 콤팩트 시티가 제공하는 긍정적인 점을 고려해 이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교통체증 같은 부분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연구자들은 헥타르당 45~175가구 수준의 주거 밀도가 건강, 교통, 공동체 의식 등 살기 좋은 요소들에 있어 최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같은 최적의 범위에서는 사람들이 대부분 장소를 자전거나 도보로 이동할 수 있을 만큼 편의시설이 가까우면서 자연 채광과 녹지를 위한 공간을 남겨둘 수 있다.
유럽의 고밀도 도시들은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극심한 교통체증과 녹지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폭염과 열악한 공기질 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뒤쳐진 ‘과도기적 단계’라고 코멘코 연구원은 지적했다.
최근 바르셀로나는 ‘슈퍼블록 프로젝트’를 통해 혼잡한 거리를 차가 없는 공공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차가 사라지면 공기의 질도 좋아지고 소음 공해도 줄어들며 녹지 공간도 확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