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인도/아시아] 인도의 금융 중심지 뭄바이에는 고층 빌딩이 즐비하지만 서민들은 철거가 시급한 낡은 건물에 엄청나게 비싼 임대료를 내며 살고 있다고 AF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년 몬순 폭우가 이 도시에 닥치면 낡은 건물들이 무너져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회사원 비크람 콜리는 지난 7월 건물이 무너진 가운데 겨우 목숨을 건졌다며 “건물이 차에 적신 비스킷 같았다”고 회상했다.
시 당국은 3년 전 이 도시의 번화가인 그랜트로드의 100년 된 건물에 수리를 해야 한다고 경고했고, 6월에는 정부가 대피 경고 통지를 내렸지만 주민들은 이를 무시했다. 주택 당국은 결국 건물이 무너져 행인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소방대가 안에 갇힌 13명을 구조해야 했다고 밝혔다.
마하라슈트라주 주택 및 지역개발청은 1만3천여 개 이상의 건물에 붕괴를 막기 위한 ‘지속적인 수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중 850개 가량의 건물은 너무 위험하고 낡아 수리조차 권장하지 않는다고 분류됐다. 이 중 상당수는 주민들이 몰려 사는 아파트 단지라, 위험에 처한 건물에 거주 중인 사람들만 1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뭄바이는 영화배우들이 살고 억만장자 사업가들이 머무는 도시지만, 많은 세입자들은 단지 싸다는 이유로 위험하고 낡은 주거지에 머무르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가이드에 따르면 뭄바이는 인도에서 임대료가 가장 높다. 원룸 아파트의 중간 임대료가 미화로 480달러에 달한다.
주택 소유주들은 임대료 인상을 제한하는 규제법 때문에 임차인들이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를 내고 있어 수리에 투자할 돈이 없다고 불평한다. 한편 세입자들은 집주인이 보상을 해주겠다고 퇴거를 통보한 뒤 나중에 보상을 해주지 않을까 우려한다. 시 당국은 집 재건축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임시 주택을 제공하지만 공간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 가트코파의 3층 건물에서 사는 자예시 람비야는 한달에 약 500루피를 내고 작은 아파트를 임대했다. 이 건물에서 자란 그는 근처에 비슷한 아파트를 구하려면 10배는 많은 돈을 내야 한다며, 보상만 적절히 제공된다면 이 건물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