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붙은 부동산 매물정보. [사진=뉴스1]
[시티타임스=서울] 임차인 보호를 위해 도입된 '임대차 2법'에 지난 4년간 5% 한도로 묶였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요동치고 있다.
실수요 선호도가 높은 일부 단지의 경우 전셋값이 수억 원 단위로 오르며 서민 주거 불안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0.20% 올라 전주(0.19%) 대비 0.1%p(포인트) 상승폭을 키웠다. 지난해 5월 넷째주를 시작으로 66주 연속 오름세로, 이 기간 누적 상승률은 7.63%에 달한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압력이 거세진 주된 이유는 시장의 수급 균형이 깨졌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0~200)는 지난해 5월 첫째주 이후 29개월 만에 기준선(100)을 돌파하며 전세 수요가 공급을 넘어섰다.
여기에 신규 입주물량 감소,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만기 영향 등이 겹치며 하반기 전셋값 추가 상승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올 하반기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1만 8577가구로, 이 가운데 오는 11월 입주 예정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1만2032가구)을 제외한 물량은 6545가구에 그친다.
시장 가격은 이를 '선반영'하는 분위기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자이(607가구) 전용 84㎡(34평)는 지난달 16억 5000만 원(21층)에 신규 전세 계약이 체결됐는데, 이는 직전 거래가(15억 원 ·23층) 대비 10%(1억 5000만 원), 1년 전(13억 2500만 원 ·20층) 대비 24.5%(3억 2500만 원) 각각 오른 가격이다.
지난주 서울 서초구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전주(0.19%) 대비 0.06%p 커진 평균 0.25%를 기록했다.
서울 외곽지도 예외가 아니다. 노원구 상계동 포레나노원(1062가구) 34평은 최근 시세가 7억 중반 선으로 1년 전 대비 약 1억 원이 올랐고, 도봉구 창동금호어울림(299가구)은 지난달 34평 전세가 5억 5000만 원에 거래되며, 전년(4억 원) 대비 1억 5000만 원이 뛰었다.
전문가들은 4년전 전셋값을 올려 받지 못한 집주인들이 최대한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며 "올 가을 전세시장에 임대차 2법의 부작용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