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한국일반]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이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경매로 낙찰받아 경매차익을 지급하고,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구간을 7억 원으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다만 고가주택 임차인에 대한 지원 논란과 경매 속도 제고는 숙제로 꼽힌다.
국토위는 이날 국토법안심사소위에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심사하고 의결했다. 여야는 이번 회의에서 처리한 개정안을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방침이다.
개정안에는 이른바 정부안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세사기 피해주택을 경매로 낙찰받아 경매차익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전세 피해 주택에 살 수 없거나 거주를 원하지 않는 경우엔 '전세임대주택 제도'를 활용해 민간임대에 거주하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이는 야당이 경매차익이 적거나 공공주택에서 살고 싶지 않은 등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전세임대주택은 전세금 지원 한도액 범위 내에서 LH가 해당주택 소유자와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사업이다.
원하는 위치나 주택은 입주대상자가 선정할 수 있다. 다만 대상 주택의 보증금 기준은 피해주택 보증금 한도 이내여야 한다.
또 전세사기 유형 및 피해규모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6개월마다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여야 간 이견이 컸던 전세사기 피해자 인정 보증금의 한도는 3억 원에서 5억 원으로 상향했다. 여기에 피해지원위원회에서 자체적으로 2억 원의 금액을 추가로 인정할 수 있어 최종 7억 원 구간의 세입자도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전세사기 피해자 등으로 인정받는 사례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전세사기 피해지원 특별법 시행 이후 1년여간 피해자는 총 1만 9621명에 달한다.
다만 고가주택에 거주하는 이들을 정부가 지원해야 하느냐에 대한 논란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일 국토위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고액 임차자까지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당시 진현환 국토부 차관은 "7억 원 정도 되는 빌라를 찾아봤더니 서울 용산의 용산센트럴파크 40평짜리 화장실 2개, 방 4개 그리고 서울 중구의 버티힐즈 35평 방 3개, 화장실 2개 이런 것"이라며 "이런 부분까지 피해자로 하는 게 과연 맞는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 개정안의 핵심인 경매 속도를 앞당기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우선매수권을 활용해 매입한 전세사기 피해주택은 5가구에 불과하다.
경매차익을 전세사기 피해자가 만족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예컨대 부채가 2억 9000만 원(선순위 근저당 1억 4000만 원·후순위 보증금 1억 5000만 원)이 잡힌 인천시 미추홀구 소재 오피스텔에 대해 LH가 2억 3000만 원으로 감정가를 계산하고, 1억 5000만 원에 낙찰을 받았다면 경매 차익 8000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반대로 이보다 더 높은 금액대로 낙찰을 받았다면 피해 보증금의 절반도 못 되는 금액만을 반환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결국 얼마나 빨리 얼마나 싸게 경매를 받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특히나 경매차익에서 만족하지 못하는 피해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다만 피해자에게 최소한이나마 지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