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레이톤스톤(사진:unsplash)
[시티타임스=독일/유럽] 영국에서 부모가 자녀의 주택 마련을 위해 돈을 빌려주는 '엄마 아빠 은행(Bank of Mum and Dad)'을 통해 집을 사는 생애 첫 주택구매자 비율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생애 첫 주택구매자 거래 중 가족이 재정적 지원을 한 구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57%로, 2012년 이후 가장 높았다.
재정적 도움을 요청하는 주택 구매자의 비율은 전년 대비 10% 포인트 올랐다.
인지세 감면 등 영국 정부의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간 모기지 이자율이 치솟고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많은 첫 주택 구매자들이 주택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자율이 점차 하락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지난 10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부동산종합기업 세빌스(Savills)의 주거 연구 책임자인 프랜시스 맥도날드(Frances McDonald)는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시행된 더 엄격해진 모기지 요건으로 생애 첫 주택 구입자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주택담보대출의 담보가치 대비 대출 비율, 즉 LTV가 높아졌다"고 했다.
그는 BOE 데이터를 인용해 90%와 95% 담보인정비율(LTV)이 적용되는 대출의 경우 평균 모기지 금리가 각각 지난 7월 기준 5.66%와 6.08%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친척으로부터 첫 주택 구매자에게 대출이나 증여된 금액은 94억 파운드(약 16조 4,607억원)로, 이는 2019년의 두 배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2024~2026년에 대한 예측에 따르면 3년간 매년 비슷한 총액(93억 파운드)이 전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기지 금리가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 동안 거의 300억 파운드(약 52조5300억원)가 가족 구성원에게 전달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BOE의 최근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도 불구하고, 대출 기관은 계속해서 덜 위험하고 LTV가 낮은 모기지 대출을 선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는 구매자가 주택 사다리에 첫 발을 내딛는 데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첫 주택 구매자에게 또 다른 큰 장애물은 치솟는 임대료가 주택 보증금을 저축할 수 있는 능력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번 주 영국 통계청은 7월까지 12개월간 영국의 평균 민간 임대료가 8.6% 올라 3월의 기록적인 연간 상승률인 9.2%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런던의 평균 임대료는 2021년 중반의 1천700파운드(약 297만원)에 비해 9.7% 상승한 월 2천114파운드(약 370만원)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구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집 매입한 것보다 매도한 집주인이 더 많아 공급 감소로 임대주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