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타임스=한국일반]
(국토교통부 제공)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A 법인 대표의 자녀 B 씨는 A법인으로부터 서울의 한 아파트를 27억 원에 매수했다. B 씨는 당초 설정된 임대차 계약의 보증금을 승계(14억 원)하고 A 법인의 기업자금대출(13억 원)을 활용해 주택을 매수했다. 자기자금 없이 주택을 타인 자금으로 구입한 것으로 특수관계인 간 불법 증여가 의심되는 사례다.
서울에 사는 C 씨는 자녀 2명과 함께 15억 원에 한 주택을 구입했다. 그런데 이 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서 D 씨는 C 씨의 남편이자 자녀 2명의 아버지였다. 이는 공인중개사법에서 금지하는 행위인 중개의뢰인과의 직접거래에 해당한다.
국토교통부가 13일부터 이같은 수도권 주택·토지 이상거래에 대한 관계부처·지자체 합동 현장점검 및 기획조사에 나선다.
국토부와 한국부동산원은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23년 기준 연간 93만여 건에 이르는 주택거래 신고 내용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그중 이상 거래를 분석해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사례에 대해 직접 실거래조사를 실시하거나 지자체와 협업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간 국토부는 앞서 언급된 위법의심사례뿐만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이상 거래를 분석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
국토부는 자매 관계끼리 12억 원의 아파트를 거래한 후 매도인인 동생이 매수인인 언니에게 거래 완료 후 4500만 원을 반환하는 사례를 인지하고 특수관계인 간 가격 허위신고 의심 사례로 지자체에 통보했다.
차입금 활용 편법증여 의심사례.(국토교통부 제공)
또 한 아파트를 21억 원에 모친과 공동 매수한 딸이 아버지로부터 매수자금 중 8억 원을 차입했는데 이 돈 중 2억 원이 아버지가 대표로 있는 법인으로부터 받은 사례도 있었다. 이는 특수관계인 간 차입금을 통한 편법증여 및 법인자금 유용이 의심되는 사례로 국토부는 국세청에 통보했다.
이 밖에도 매도인의 기업자금 대출 원리금을 대출 만기까지 납입해 주는 조건으로 중도금을 지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례(대출규정 위반 및 가격 허위신고 의심), 매도인의 양도소득세 중 일부를 매수인이 부담한다는 내용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대납한 양도소득세액을 거래대금에 포함하지 않은 사례(거래신고법 등 위반 의심)도 있었다.
국토부는 합동 현장점검반 운영과 함께 올해 수도권 주택 거래 신고분 전수를 대상으로 위법의심 거래에 대해서는 3차에 걸친 정밀 기획조사를 실시한다. 국토부는 분석 내용을 바탕으로 신고가 거래 신고 후 해제, 장기 미등기 등 가격 띄우기 의심 거래 등을 대상으로 선정해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서울과 수도권 일부 아파트 중심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거래량 증가 및 가격 상승세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며 "이에 정부는 부동산 시장 상시 모니터링을 한층 강화하고 주택가격 상승세가 투기적 수요로 이어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