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수요예측 부진에 상장 강행 여부가 관심사가 됐던 서울보증보험(대표이사 유광열)이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높은 배당성향을 투자매력으로 제시했지만 최근 대외변수로 인해 높아진 시장 불안과 미 국채금리 상승 등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이번에 코스피 상장을 위해 총 2758억~3617억원의 공모를 추진했다. 이 번주 공적자금위원회에서 공모가를 확정하고 공모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잔여일정이 모두 취소됐다.
23일 서울보증보험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논의 결과에 따라 IPO를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서울보증은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5영업일 동안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하였으나,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향후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공적자금의 지원 및 회수에 관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심의 및 조정하기 위해 설립된 행정기관이다. 이날 회의에는 매출주주인 예금보험공사, 공동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 및 삼성증권, 발행사인 서울보증보험 등도 참석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외환위기 당시 10조 25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아 현재 예금보험공사가 93.85%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있다. 이번 상장은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목적으로 예금보험공사의 일부 지분을 구주 매출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전량 구주매출이라는 점과 예금보험공사의 지분(공모 후 83.85%)이 상장일로부터 6개월 후에 출회돨 수 있다는 점 등은 이번 IPO의 부담 요소로 지적됐다. 그럼에도 작년 기준 무려 50.2%에 이르는 높은 배당성향, 국내 유일의 종합보증보험 사업자, 사실상 독점적인 시장지위 등은 투자매력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최근 시장상황이 크게 위축되면서 흥행 기대감이 꺾이게 됐다. 특히 미 국채금리가 심리적 경계선이던 5%를 넘어선 여파로 배당매력이 떨어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으로 국내외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도 주된 부진 사유로 꼽혔다.
서울보증보험은 IR 과정에서 밝혔던 미래성장 전략의 지속적인 추진을 통해 손익 경영을 강화할 예정이며, 향후 기업가치를 재평가 받겠다고 밝혔다.
1969년 설립된 서울보증보험은 국내 3대 보증기관 중 하나로 꼽히는 기관이다. 여타 보증기관은 설립 목적에 따라 제한된 영역에서 보증업무를 영위하고 있는데 반해 서울보증보험은 보증 전 영역에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한편 점유율에 있어서도 우월적 시장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2002년 이후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지난해 총자산 이익률(ROA)이 국내 손해 보험사 보다 5배 이상을 기록했을 정도로 높은 수익성을 시현하고 있다. 이 같은 영업성과를 바탕 적극적인 배당정책을 펼치고 있다. 12년 연속 배당을 시행해 왔고, 지난해의 경우 업계 최고 수준인 50.2%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불안정한 경기로 실적이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