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나라셀라(대표 마승철)가 국내 와인 관련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코스닥 상장에 나선다. 5월 상장이 목표다.
이 회사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 중인 ‘몬테스 알파’를 독점 공급하는 와인 유통사로 잘 알려져 있다. 이를 필두로 우수 브랜드 발굴 능력 및 국내 시장에서 성공적인 런칭 역량을 입증했다. 현재 120여개 브랜드 1000여종의 와인을 독점 공급 중이다. 프리미엄 와인부터 입문자용 중저가 제품까지 라인업을 다양하게 확보해 안정적인 고객기반을 형성했다.
여기에 국내 와인 시장 성장으로 최근 3개년 연평균 매출성장률이 34.56%를 기록 중이다. 영업이익률도 두 자릿수를 달성하는 등 수익성까지 겸비하고 있다.
31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나라셀라는 최근 코스닥 상장 절차 돌입을 위해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내달 14~17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같은 달 20~21일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신영증권이 맡고 있다.
총 공모 주식 수는 145만주다. 이 중 85%인 123만2500주는 신주 모집하고, 나머지는 구주 매출한다. 구주는 최대주주인 나라로지스틱스가 내놨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2만2000~2만6000원으로 이에 따른 공모예정금액은 319억~ 377억원이며, 상장 시가총액은 1,417억~1,674억원이다.
비교기업은 국내외 9개사를 선정했다. 국내 증시에는 와인 상장기업이 없는 만큼 롯데칠성음료와 하이트진로를 골랐고, 해외기업은 페르노 리카, LVMH 모에 헤네시 루이비통, 로랑-페리에, 브랑켄 폼메리 모노폴, AdVini S.A., 마시 아그리콜라, The Duckhorn Portfolio, Inc. 등 7개사를 선택했다. 지난해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이들 기업의 최종 평균 PER은 23배가 산출됐다. 나라셀라도 여기에 지난해 순이익을 적용해 평가가치를 구했으며, 공모가 할인율은 18.45~31%를 잡았다.
나라셀라는 1990년 동아원 계열사로 설립된 와인수입 전문 회사다. 이후 2015년 나라로지스틱스(구 오크라인)를 중심으로 수입주류전문 물류 사업을 하던 마승철 대표이사에 피인수됐다. 마 대표→나라로지스틱스→나라셀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나라셀라가 유통하는 와인 포트폴리오는 구대륙(유럽)과 신대륙(아메리카)을 아우른다. 가격이 합리적인 데일리 와인에서 한정 수량만 제조되어 희소가치가 높은 컬트 와인까지 폭넓게 구성되어 있다. 각 와인들은 모두 나라셀라에서 자체 시행하는 엄격한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과한 고품질 와인들이다.
나라셀라는 120여 개 브랜드, 1000여 종에 달하는 다양한 와인의 독점 공급권을 가지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받아 ‘국민 와인’으로 불리는 칠레의 ‘몬테스 알파’는 나라셀라가 독점 공급하는 대표 상품이다. 지난 2019년 국내 최초로 누적 판매량 1000만병을 돌파했고, 현재 1500만병 판매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시장의 와인 수입사는 474곳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대부분 소규모 업체들이며, 나라셀라를 포함해 상위 5개사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와인 수입사업은 다수의 와이너리와의 장기적인 유대관계, 전문지식을 가진 인력 기반의 영업력, 와인의 가치를 높여줄 브랜딩 능력, 물류시스템 등이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마 대표는 38년간 주류 유통 및 물류 업계에 몸담아 전문성과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프랑스, 칠레 등에 있는 주요 와이너리를 매년 방문해 관계를 돈독하게 다지고 있고, 와이너리가 가진 철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업 정책과 방향을 설정해 높은 신뢰도를 쌓고 있다. 또 와이너리와 상호 합의된 프로모션을 통해 와인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브랜딩 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덕분에 각 와이너리들이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현지 모니터링에서도 나라셀라는 언제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회사관계자는 “주요 와이너리들은 나라셀라에 독점적 지위를 인정하는 공식 서한(Letter)을 발급하기도 하는데, 이는 와인업계에서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로 나라셀라에 대한 신뢰감의 표시라 할 수 있다. 독점 파트너사의 지위를 확보하면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하기 때문에 실적 안정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와인은 그 특성상 빛과 온도 등 외부요인에 예민하다. 때문에 적정 온도 유지 등 최적화된 보관 환경 확보와 배송 역량이 필수적이다. 나라셀라는 와인 품질 유지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여기에 DPS(Digital Picking System) 설비 등 자동화 장비를 연내 순차 구축해 운영 효율성을 더욱 끌어올릴 예정이다. 아울러 고가 와인의 품질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물류센터 내에 프리미엄 와인존을 별도로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와인의 대중화를 이끌고 소비자들과 접점을 넓히기 위해 신규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와인 관련 체험을 할 수 있는 와인 복합 문화공간이 그 중 하나다. 서울 신사동에 직접 구축한 도운빌딩을 4월 오픈해 국내 최고의 와인 클러스터로 성장시킨다는 구상이다. 도운빌딩은 전 층이 와인을 중심으로 한 레스토랑, 체험공간, 판매점 등으로 구성됐다.
국내 와인수요 확대로 매출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지난 2020년 591억원 수준이던 매출액은 이듬해 884억원을 거쳐 지난해 1,072억원으로 상승했다. 연평균 매출성장률은 34.56%에 이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각각 60억원, 128억원, 120억원가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의 경우 환율상승과 와인 매입 대금 증가로 원가율이 상승한 탓에 전년대비 개선이 이뤄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