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가 IPO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LB인베스트먼트
[더스탁=김효진 기자]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3월 첫 IPO 공모주 수요예측에 나선 LB인베스트먼트(대표이사 박기호)가 공모가를 밴드 최상단 가격으로 결정했다. 벤처캐피털이 IPO 시장에서 선호하는 섹터가 아닌데다 SVB(실리콘밸리 은행) 파산 여파도 있었지만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범LG가에 속한 VC로서의 브랜드파워, 성공적인 회수 성과, 중대형 펀드 운용능력, 초기 유니콘 발굴 및 성장지원 등의 역량이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상장예비심사 청구 당시보다 밸류를 낮추면서 시장 눈높이에 맞춘 점이 흥행 성공에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16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LB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3~14일 양일간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5,10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희망 밴드(4,400~5,100원) 최상단 가격이다. 확정 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236억원이며, 상장 후 시가총액은 1,184억 원 수준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예심 청구 단계에서 할인 전 밸류에이션을 1634억원으로 잡았지만, 이번에 상장 과정에서는 1476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양일간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1417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이 1298대 1을 기록했다. 참여기관들은 총 신청수량 기준 99.7%(가격 미제시 5.7% 포함)에 대해 5100원 이상의 가격을 신청했다. 참여 건수 기준으로는 94%에 해당하는 1321개 기관이 공모 밴드 상단인 5,100원 이상에 응찰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장을 주관한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최근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오랜 업력을 기반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성과와 파트너십을 보유한 LB인베스트먼트의 경쟁력을 투자자들이 높게 평가해주셨다”고 전했다.
LG창업투자로 출범한 LB인베스트먼트는 27년의 업력을 지닌 벤처캐피탈이다. 현재까지 547곳의 국내외 유망 기업에 투자해 111개 기업에 대한 투자를 성공적으로 회수해 우수한 트랙레코드를 축적했다. 회수 방식은 IPO 및 M&A가 주를 이루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특히 유니콘 제조기로 불리고 있다. 현재까지 10개 이상의 유니콘 기업이 LB인베스트먼트의 손을 거쳤다. 대표 레퍼런스로는 하이브,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KQ:293490) 등이 있으며 10배 이상의 수익을 냈다. 여기에 뮤직카우, 에이블리, 스탠다드에너지, 리브스메드, 무신사 등 유니콘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도 다수 확보하고 있다. 회사는 성장잠재력이 큰 기업에 초기부터 적극적인 투자를 집행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펴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현재 운용자산(AUM) 1.2조원 규모의 벤처캐피털로 성장했다. 안정적인 펀드 운용역량에 LP(자금 출자회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중대형펀드를 2014년 이후 지속적으로 결성하고 있고, 이 중대형펀드의 평균 IRR(총 수익률) 27.4%에 이를 정도로 높은 수익성을 기록 중이다.
향후 창출되는 성과보수 및 관리보수에 이번 공모로 확보한 자금을 추가해 GP(위탁운용사) 출자 비율과 AUM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외형과 수익성을 동반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는 "LB인베스트먼트의 독보적인 투자 성과, 수익성, 신뢰성을 믿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신 많은 투자자분께 감사드린다“라며, “상장 이후에도 ‘벤처투자 명가’라는 평가에 걸맞는 성과 창출과 차세대 유니콘 발굴 등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약은 오는 20~21일 진행되며,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서 할 수 있다. 코스닥 상장예정일은 이달 29일이다.
한편 이달에는 LB인베스트먼트 이후 지아이이노베이션과 에스바이오메딕스가 IPO 공모주자로 바통을 이어받을 계획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경우 16일까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에스바이오메딕스는 28~29일 수요예측에 나설 예정이다. LB인베스트먼트의 온기가 이들 주자에게도 전해질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