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한화그룹 스폰서 오피스 리츠 한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한화리츠)가 수요예측 관문을 통과했다. 경쟁률은 그리 높지 않았지만 제시한 공모가에 모집수요를 모두 채웠다. 특히 의무보유확약(lock-up) 비율이 56%에 달해 수요예측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다. 한화리츠는 오는 13~14일 청약을 거쳐 이달 말 코스피에 상장될 예정이다.
10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한화리츠는 지난 6~7일 이틀에 걸쳐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이 7.24대 1을 기록했다. 단일 공모가 5,000원이 제시된 가운데 총 공모 주식수의 70%인 1624만주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54개의 기관이 참여했으며, 총 1억1752만4000주가 접수됐다.
무엇보다 이번 한화리츠의 수요예측은 상장 이후 일정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의무보유확약(lock-up) 신청비율이 55.8%에 달한 점이 눈에 띈다.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높으면 상장 후 주가가 급락하는 것을 헤지할 수 있다.
한화리츠는 이번 상장에 앞서 최대주주 및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프리IPO에 나서면서 총 474만주(공모 후 지분 67.14%)를 발행했는데, 이 지분은 주식 신규 발행일인 지난해 11월 30일부터 1년간 의무보유된다. 이에 따라 이번 공모주(공모 후 지분 32.86%)만 당분간 시장에서 유통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중 총 공모주식 수의 70%를 배정받은 기관투자자들이 절반 이상의 주문물량에 대해 의무보유 확약을 신청함에 따라 실제 유통물량이 상당히 낮아질 전망이다.
이번 리츠는 특히 금리 절정기에 설계됨에 따라 향후 금리안정화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2~3년 만기대출의 경우 변동금리가 설정된 상황이다. 박성순 한화자산운용 리츠사업본부장은 “한화리츠 자산의 안정성과 향후 성장성에 기관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면서 “한화리츠는 변동금리 적용 및 향후 금리 안정화 전망 등에 따라 상장 후에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약은 오는 13~14일 진행된다. 기관투자자 청약은 공동 대표 주관회사인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에서 할 수 있으며, 일반 투자자 청약은 공동 대표 주관사 2곳에 인수회사인 SK증권까지 포함해 총 3곳에서 진행된다. 일반투자자에는 공모주의 30%인 696만주가 배정됐다. 일반투자자들은 10주 이상 청약이 가능하며 증거금률은 50%다.
한화리츠는 한화금융그룹의 오피스 자산을 핵심자산으로 둔 스폰서 오피스 리츠다. 우선 한화손해보험 여의도 사옥과 한화생명보험 사옥 4곳을 기초자산으로 편입했다. 한화리츠는 한화그룹을 배경으로 둔 만큼 안정성을 갖추고 있는 점과 함께 기초 자산의 편입시기를 투자포인트로 강조하고 있다. 고금리로 가치가 저평가된 시점에 자산을 담았고, 그룹사 내 금융 계열사를 중심으로 5~7년의 장기 임대차 계약이 체결되어 있어 안정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투자매력을 갖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목표배당률은 5년 연평균 6.85%이며, 향후 금리가 안정화되면 수익성이 확대되면서 배당률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리츠는 4월 및 10월 결산 기준 반기배당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리츠 상장 후 1개월만 보유하고 있어도 반기배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투자매력도 갖추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화리츠는 상장 후 핵심권역의 오피스 자산을 포트폴리오로 지속 편입해 성장성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한화손해보험 신설동 및 서소문 사옥, 한화금융센터 서초빌딩, 한화금융센터 63빌딩 등에 대한 우선매수협상권을 확보하고 있다. 한화그룹의 자산뿐만 아니라 핵심권역의 신규자산도 편입할 계획인데, 리츠를 대형화 해 자금조달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한화리츠는 이번 공모를 통해 약 1,16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공모자금은 회사가 차입한 브릿지론 대출 전액상환 등에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