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자람테크놀로지가 코스닥 상장 첫날 '따상'을 터치했지만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이달 상장에 성공한 바이오인프라, 나노팀에 이어 첫날 전강후약 패턴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7일 자람테크놀로지는 코스닥 시장에 올라 거래를 개시했다. 이날 시초가는 공모가(2만2000원)의 2배인 4만4000원에 형성됐으며, 종가는 시초가 대비 2.95% 하락한 4만2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시작과 동시에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 형성된 후 상한가)'에 성공하면서 장 초반 기세는 좋았다. 하지만 매물이 출회되면서 곧바로 주가가 되밀렸고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다만 시초가가 높게 형성된 덕분에 종가 기준 공모수익률은 94%를 기록할 수 있었다.
자람테크놀로지는 공모 흥행에 성공하면서 상장 첫날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일반투자자 청약에서는 2.64조원의 증거금이 유입되면서 경쟁률이 1000대 1을 웃돌았다. 이에 앞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국내외 1774곳에 이르는 많은 기관투자자가 참여했고, 1,70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 결과 공모가를 희망범위(1만6000~2만원) 상단을 초과한 2만2000원으로 확정했다.
올해 밴드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결정한 것은 꿈비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꿈비가 ‘따상상’(상장일 시초가를 공모가격의 2배로 형성한 후 2연속 상한가)을 기록했기 때문에 기대감이 더욱 높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수요예측 흥행은 다른 한편으로는 부담요소이기도 했다. 자람테크놀로지는 이번에 3번의 도전 끝에 증시에 입성할 수 있었다. 지난해 수요예측 전에 한차례 상장을 철회했고 이후 몸값을 하향조정한 후 한차례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상장을 다시 한번 철회했다. 올해 중소형 공모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몸값을 재차 낮추고 공모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공모가가 밴드를 초과해 결정되면서 상장 밸류가 1364억원으로 올랐다. 자람테크놀로지가 최초 제시했던 상장 몸값(1287억~1601억원)의 밴드 하단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상승한 셈이다. 상장일에는 따상 기준 시가총액이 3472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편 자람테크놀로지를 비롯해 3월 상장기업들은 상장 당일 변동성이 매우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1월에는 상장기업 4곳 중 미래반도체와 오브젠이 따상을 기록했고, 2월에도 6곳 중 스튜디오미르, 꿈비, 이노진이 따상을 달성했다. 이밖에 삼기이브이와 샌즈랩이 상장 당일 따상을 터치한 후 주가가 되밀리기는 했지만 당일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3월 상장기업 중 첫 스타트를 끊었던 바이오인프라는 상장 첫날 장 초반에 따상을 찍고 하한가로 주가를 마감했다. 이어 나노팀은 따상을 찍은 후 바이오인프라 만큼 큰 하락세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흐름은 비슷했다. 이달 세 번째 상장기업인 자람테크놀로지도 장 초반에 따상을 터치했지만 이날 종가가 시초가보다 하락하면서 유사한 패턴을 그렸다.
2000년 설립된 자람테크놀로지는 통신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회사다. 최근 차세대 통신에서 필수부품으로 꼽히는 PON 반도체인 XGSPON SoC와 XGSPON스틱을 상용화해 가파른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프로세서를 자체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바탕으로 성능은 물론 저전력과 가격 경쟁력까지 잡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5G 기지국 로밍이 발생할때 통신이 단절되지 않도록 하는 시각동기화 기능도 제공해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자람테크놀로지는 현재 재무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은 탓에 기술특례상장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 통신사들이 5G망 구축에 본격 나서면서 향후 가파른 실적성장이 전망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최근 고객사도 30여곳으로 크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