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I 쇼크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매파적 기조를 유지하면서 9월 증시가 큰 폭의 하락세를 연출했지만, IPO시장은 공모가 러시를 이뤘다. 올해 9월에는 스팩과 리츠를 제외하고 10개 기업의 수요예측이 진행됐다. 다만 상장까지 마무리한 기업은 3곳에 그쳤다.
예년에 비춰볼 때 공모기업 수 면에서 연중 최대 성수기라 할 수 있는 11월로 가는 길목에 있는데다, 상장예비심사 통과 후 증시 회복을 기다리면서 공모타이밍을 재던 기업들이 불확실성이 커지자 연내 상장을 마무리 짓는 것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공모일정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일 수익률의 경우 증시 폭락 여파로 전달 대비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9월에는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알피바이오, 더블유씨피 단 3곳이 상장을 완주했다. 전월인 8월 5개 기업이 상장에 성공하고, 전년 9월 8개 기업이 증시에 입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장기업 수는 많지 않았다.
갯수는 적었지만 상장기업의 총 공모금액(4815억원) 면에서는 전달 대비 규모가 소폭 더 컸다. 전달에는 수산인더스트리와 쏘카가 코스피에 입성하면서 월간 공모규모가 4032억원을 기록했는데, 9월에는 조 단위 몸값을 기록한 더블유씨피가 4320억원의 공모금액을 달성하면서 그 보다 공모규모를 키웠다. 다만 더블유씨피는 당초 공모규모 7200억~9,000억원을 계획했는데, 수요예측 흥행에 참패하면서 공모규모가 절반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밖에 오픈엣지테크놀로지가 339억원, 알피바이오가 156억원의 공모금액을 기록했다.
3곳 중 알피바이오만이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하면서 공모가를 밴드 최상단 가격으로 결정했고, 오픈엣지테크놀로지와 더블유씨피는 희망밴드에 못미치는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두 곳 모두 높은 기술력에도 고평가 논란이 발목을 잡았다.
상장일 공모가 평균 수익률은 시초가 매도시 15.49%, 종가 매도시 3.59%로 전달 대비 뚝 떨어졌다. 특히 상장시기가 좋지 않았다. 제롬 파월 미연준 의장 발언의 영향으로 증시 하방압력이 매우 거셌던 9월 마지막 주에 3곳 모두 상장하면서 증시 폭락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수익을 기록하면서 그나마 선방했지만 더블유씨피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시름을 안겼다. 다만 오픈엣지테크놀로지와 더블유씨피는 테슬라상장(이익미실현 요건) 트랙으로 증시에 입성해 일반청약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에게 3개월의 환매청구권을 부여했기 때문에 손실을 제한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오픈엣지테크놀로지의 경우 공모가 할인에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상장일 익일 상한가를 기록한 덕분에 공모주 수익률이 장중 50%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9월 상장일 수익률을 견인한 것은 공모흥행에 성공한 알피바이오였다. 알피바이오는 시초가 수익률과 종가수익률이 각각 48.46%와 40.77%를 기록했다. 익일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현재 주가는 공모가 위에 머물러 있다.
전달인 8월에는 수산인더스트리, 새빗켐, 에이치와이티씨, 대성하이텍, 쏘카가 상장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총 공모규모는 4032억원으로 집계됐다. 5곳 중 3곳이 공모가를 밴드 최상단 이상의 가격으로 결정했고, 나머지 2곳은 밴드하단 이하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상장일 수익률은 밴드 최상단을 초과해 결정한 새빗켐과 밴드 최상단 가격에 결정한 대성하이텍이 견인했다. 시초가와 종가 평균 수익률은 각각 27.35%와 32.36%를 기록했다. 새빗켐은 시초가 ‘따’(시초가를 공모가의 2배 가격에 형성)를 달성하기도 했다.
전년 동월인 9월에는 일진하이솔루스, 에이비온, 와이엠텍, 현대중공업, 바이오플러스, 프롬바이오, 실리콘투 (KQ:257720), 에스앤디가 차례대로 증시에 올랐다. 공모금액 1조원을 넘긴 현대중공업에 힘입어 월간 총 공모규모는 1조6702억원을 기록했다. 유동성이 유지되고 있었던 덕분에 8곳 중 6곳이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 가격으로 확정했으며, 상장일 평균 수익률도 시초가와 종가 모두 40%대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안겨줬다. 일진하이솔루스와 와이엠텍은 시초가 ‘따’를 기록했고, 일진하이솔루스는 ‘따상’(시초가를 공모가의 2배 가격에 형성한 후 상한가)을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