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상장 예정인 샤페론(대표이사 성승용·이명세)이 부진한 공모성적표에 공모가를 500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희망밴드 하단을 밑도는 가격이다.
아토피 치료제, 코로나19 치료제, 알츠하이머 치료제, 나노바디 항암제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의 임상 및 전임상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이번 상장을 예정대로 추진해 미래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의중이다. 회사는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상장 후 재평가를 자신하고 있다.
5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샤페론은 지난 9월 29~30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최종 공모가를 5,00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희망밴드(8,200~1만200원) 하단 보다 39% 낮은 가격이다. 확정 공모가 기준 공모규모는 137억원이며, 시가총액은 1112억원이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254개 기관이 참여했다. 참여 기관의 주문이 8200원 미만의 가격에 대부분 몰린 탓에 공모가는 5,000원으로 결정됐다. 경쟁률은 25.94대 1을 기록했다.
상장을 주관한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증시 침체와 맞물려 국내 IPO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기업 본연의 가치보다 시장 변동성을 반영해 공모가가 결정돼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샤페론의 세계최초 GPCR19 표적 항염증 신약 개발사로서의 기술적 우위는 주요 파이프라인의 빠른 임상 진행속도, 기술이전 성과 및 추진 현황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샤페론의 기술력과 미래성장성에 대해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발행사의 상장 후 재평가 의지가 강한만큼 최종 공모가를 시장 친화적인 가격으로 책정했다. 투자자들에게는 저가 매수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특히 바이오기업들은 IPO시장에서 냉각된 투자심리와 마주하고 있다. 지난달 상장한 알피바이오가 수요예측과 청약에서 유일하게 1000대 1 이상을 기록하면서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하지만 이후에도 바이오기업의 투자심리는 좀처럼 깨어나지 않고 있다. 알피바이오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성장세를 기반으로 가파른 실적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의미의 신약개발 업체들과는 차이점이 있다.
2008년 설립된 샤페론은 면역 혁신신약개발 바이오기업이다. 독자적인 염증복합체 억제 기술을 기반으로 미충족 수요가 높은 항염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은 아토피 피부염, 알츠하이머 치매, 특발성 폐섬유증, 코로나19 치료제, 인플루엔자 폐렴 치료제 등이다. 여기에 나노바디 기반의 항암치료제와 효과 및 안전성을 더욱 향상시킨 차세대 항염증 치료제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
샤페론의 염증복합체 억제기술은 차별화된 기전을 가지고 있다. 염증 개시와 염증 활성 2가지 신호를 동시에 억제하고 이로 인해서 좀 더 광범위한 염증 억제 효과를 나타낸다. 전임상을 통해서 높은 항염증 효과와 안전성, 추가 염증 발현 억제 등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2년 사이 2건의 기술이전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를 국전약품에 기술 이전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 중증 희귀질환인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를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L/O)했다.
파이프라인의 임상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이번 공모자금을 현재 추진 중인 임상시험에 주로 사용할 예정이다. 아토피피부염은 미 FDA와 미국 임상2상을 논의 중이며,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는 국내 임상 1상 IND를 승인받고 바이오마커를 개발 중이다. 코로나19 폐렴 치료제는 다국가 2b/3상 임상IND를 승인받고 임상을 개시했다. 샤페론은 임상 1상 2상 3상을 운영할 수 있는 임상 역량을 갖춘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성승용·이명세 샤페론 공동대표는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샤페론만의 기술력과 성장성을 입증시켜 지금의 공모가가 투자자에겐 저가매수의 기회로 평가될 수 있도록 성과 창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상장 후 각 파이프라인별 우수한 임상결과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술이전, 염증복합체 억제제 플랫폼에 대한 적응증 확대 등을 통해 투자자와 성장 결실을 나누는 신약개발 기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샤페론은 오는 6~7일 청약을 거쳐 17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