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픽사베이
식자재 유통 분야에서 '조용한 디지털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 식자재 유통시장은 50조원 규모의 거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유통단계가 복잡하고 점 조직화되어 있어 비효율적이고 낙후된 상태다.
하지만 이같은 식자재 유통분야에서 최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근거리무선통신 등의 첨단기술을 접목해 유통단계와 마진을 줄여 식재료 비용를 크게 낮춰주는 스타트업들이 맹활약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식자재유통협회(KFDA)에 따르면 국내 B2B(기업간 거래) 식자재 유통시장 규모는 2015년 37조원에서 2020년 55조원으로 성장했으며, 2025년에는 64조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식자재 B2B 서비스 업체 '푸드팡(대표 공경율)'은 신용보증기금의 프리아이콘(Pre-ICON) 프로그램 대상 기업에 선정되어 향후 3년간 최대 50억원의 보증을 통해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프리아이콘은 창업 후 2~10년 이내의 도약 단계에 있는 혁신 스타트업의 초기 스케일업을 목적으로 신용보증기금에서 진행하는 지원 프로그램이다.
푸드팡은 식당 점주들이 앱을 통해 식자재를 포함한 식당 운영에 필요한 물품을 주문하면 서울과 부산의 도매시장을 기반으로 주문한 상품을 무료 새벽배송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점주들은 푸드팡에서 매일 업데이트하는 1만1000여개 상품의 도매시장 시세 확인을 통해 저렴하게 식자재를 구입할 수 있다.
푸드팡은 2018년 앱 출시 이후 지금까지 서울과 부산에서 5000개 이상의 식당이 가입했으며, 올해 상반기 매출과 고객수가 각각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할 만큼 식당 점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공경율 푸드팡 대표는 더스탁에 "푸드팡의 지금까지의 성과와 향후 발전 가능성을 인정 받아 프리아이콘에 선정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프리아이콘 선정을 발판삼아 서비스 지역 확대 및 서비스 고도화에 더욱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푸드팡은 앞서 지난 1월 KDB산업은행과 하나은행, IBK기업은행, SBI인베스트먼트로부터 11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받음으로써 누적 투자유치금액 160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당시 시리즈B 투자를 주도했던 산업은행 측은 "B2B 식자재 시장은 아직 온라인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해당 시장 규모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거시적인 관점과 더불어 푸드팡의 IT 시스템과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 푸드팡의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참여하게 되었다"고 투자 배경을 밝힌 바 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마켓보로(대표 임사성)'도 B2B 식자재 유통 빅데이터 센터 구축과 AI기술을 통한 외식업 소상공인들의 온라인 거래 최적화를 위해 카이스트 김재철AI대학원 소속 주재걸 연구팀과 공동 연구 계약을 지난 8월 체결했다.
마켓보로는 이 계약을 통해 카이스트 연구팀과 식자재 유통업계에 파편화된 상품 정보, 공급자 정보, 구매자 지역·업종에 따른 복잡한 거래 조건, 대금 지불 데이터 등을 분석할 방침이다.
마켓보로는 B2B 식자재 유통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마켓봄'과 식자재 직거래 오픈마켓 ‘식봄’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도매상부터 유통사, 최종 이용자인 식당까지 최적의 거래를 연결하는 B2B 유통 매트릭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마켓보로는 지난해 총 거래액이 약 6300억 원으로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 80%를 기록했다.
이밖에 소상공인 매장 솔루션 스타트업 '스포카(대표 최재승)'는 지난달 21일 식자재 주문·비용 관리 플랫폼 '도도카트'의 서비스명을 '키친보드'로 바꾸고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포카의 키친보드는 식자재 구매 명세표를 스마트폰으로 찍기만 하면 앱이 식자재 품목, 수량, 주문일자 등을 분석해 리포트 형태로 제공해준다. 또한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매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식자재의 양과 가격, 거래처의 변화 등의 정보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키친보드는 2020년 8월 출시 이후 올 상반기까지 누적 거래액 2700억원, 누적 고객수 15만명을 각각 돌파했다. 스포카는 2011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11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최재승 스포카 대표는 "이번 리브랜딩을 통해 요식업 매장과 식자재 유통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키친보드의 서비스 정체성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냈다"며 "달라진 키친보드를 통해 시장을 혁신하고 매장과 유통사가 더욱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더스탁에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