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바이오 IPO 분위기 반전의 주인공은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OEM/ODM 전문 제조기업 알피바이오가 됐다. 알피바이오는 수요예측 경쟁률 1556대 1을 기록했으며,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 가격인 1만3000원으로 확정했다. 올해 바이오 기업 중 기업공개 시장에서 공모주 수요예측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어선 것도, 공모가를 희망밴드 최상단 가격으로 결정한 것도 현재까지 알피바이오가 유일하다.
연질캡슐 제조시장에서 독보적 경쟁력과 광범위한 고객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호실적을 달성하고 있는 점이 투심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가운데 전방시장 성장성 및 수주 확대를 토대로 CAPA 확장에 나서 실적성장세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19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알피바이오는 공모가를 1만300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공모가 희망범위(1만~1만3000원) 최상단 가격에 해당한다. 이로써 공모규모를 156억원으로 확정했다. 확보된 공모자금은 설비증설을 통한 생산능력 확대, 고부가가치 아이템 개발, 신규 제형 확대 및 제형 고도화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수요예측은 1630곳의 기관투자자가 참여했으며, 경쟁률은 1556.04대 1을 기록했다. 가격 미제시(1.16%)를 포함해 99.55%의 수량이 1만3000원 이상의 가격에 접수됐다. 이 중 1만3000원을 초과한 신청수량이 78.02%(가격 미제시 포함)에 달할 정도로 기관투자자들은 다소 공격적인 베팅을 했지만, 알피바이오 측은 공모가를 더 높이지 않고 희망범위 내에서 결정했다. 최근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상장 주관을 맡은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수요예측에 참여한 대다수의 기관투자자가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확보한 의약품 시장 진입장벽과 셀프 메디케이션 트렌드 대두에 따른 건강기능식품 수요 급증 등의 긍정적 시장 상황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보냈다”면서 “알피바이오의 제품 기획력, 글로벌 제약사들로부터 인정받은 업계 최고 수준의 품질, 독보적 기술력, 다변화된 고객사 네트워크를 통한 안정적인 사업 영위 등이 공모 흥행 요인”이라고 말했다.
지난 1983년 설립된 알피바이오는 연질캡슐 전문 제조기업으로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제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2019년 신공장 신축을 통해 관련 생산능력(CAPA)을 4배 정도 늘렸다. 주로 감기약, 진통제 등의 의약품과 오메가3, 루테인 등의 건강기능식품 생산에 적용되는 연질캡슐이 주력 제형이며, 경질캡슐, 정제, 분말, 젤리 등의 다양한 제형도 생산한다.
회사는 특히 오랜 업력과 차별화된 기획력을 기반으로 원스톱 토털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유통기한을 최대 36개월로 연장할 수 있는 기술, 난용성 약물을 잘 녹일 수 있는 기술 등 독보적인 특허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은 경쟁력은 견조한 실적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150원과 영업이익 59억원을 내 전년대비 각각 17.4%, 41.4%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는 매출액 680억원에 영업이익 67억원을 거둬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온기 수치를 넘어섰다.
알피바이오는 최고실적을 내고 있는데다 수주 증가에 따라 CAPA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기존 대비 20% 이상으로 생산능력을 확장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마도 신공장 잔여부지 5000여평에 신규공장 건설도 검토하고 있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현재 의약품 공장은 풀가동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의 경우도 주문이 밀려 가동시간을 하루 16시간으로 기존보다 2배 늘렸는데도 벌써 가동률이 55%까지 올라왔다. 수주액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향후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모가를 확정한 알피바이오는 오는 20~21일 양일간 청약을 거쳐 이달 29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일반투자자에는 30만주가 배정됐으며, 한국투자증권에서 청약을 할 수 있다.
김남기 알피바이오 대표이사는 ”상장 후 높아진 대외신인도를 기반으로 고객사 네트워크 확대, 고부가가치 아이템 창출, 수익성 개선 및 연구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해 명실상부한 국내 No.1 의약품∙건강기능식품 ODM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바이오 IPO시장은 특히 고전하고 있다. 현재까지 6개 기업이 상장을 완주한 가운데 애드바이오텍(102.15대 1)을 제외하고 수요예측 경쟁률이 100대 1을 넘어선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아울러 청약경쟁률도 애드바이오텍을 제외하고 모두 단자릿수에 그쳤을 정도로 바이오섹터가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알피바이오의 선전은 후속타자들에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선바이오, 샤페론, 플라즈맵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절차를 본격화했으며, 아벨리노, 지아이이노베이션, 인벤티지랩, 에스바이오메딕스, 바이오노트, 바이오인프라, 큐라티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글라세움, 파로스아이바이오 등이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