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엣지테크놀로지(이하 오픈엣지, 대표 이성현)가 설립 5년만에 코스닥 상장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오픈엣지는 미래 신산업의 핵심동력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자산(IP) 플랫폼 전문회사다. 비메모리인 인공지능 신경망처리장치(NPU)와 고성능 메모리 서브시스템 IP에 대해 원천기술을 확보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유일하게 이를 통합개발해 턴키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픈엣지는 전일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3개월여 만에 결과를 통보받았다. 올해 반기 실적을 검토한 뒤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본격적인 공모절차에 돌입할 방침이다.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이 맡고 있으며, 이번에 상장예정 주식 수의 약 20%수준인 424만8017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공모에 앞서 지난달에는 1주당 신주 49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오픈엣지는 지난 1월 전문평가기관인 나이스디앤비 예비기술성평가에서 반도체 설계자산 업계 최초로 AA등급을 획득하며 높은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때문에 기술특례 트랙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코스닥 상장은 이른바 테슬라 (NASDAQ:TSLA) 요건(이익 미실현)으로 추진하고 있다.
테슬라 요건은 적자상태에 있더라도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게 상장의 문을 열어준 제도다. 대신 수익성을 갖추지 못한 만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일반 청약자에는 상장 후 3개월간 환매청구권을 준다. 환매청구권은 일반청약자가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에 되팔 수 있는 권리다. 통상 공모가격의 90%가 권리행사 가격으로 정해진다.
오픈엣지가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에 나선 것은 지난해부터 가파른 매출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까닭이다. 회사는 사업 초기부터 매출을 내고 IP 기술수출을 이뤄낸 이력이 있다. 지난해에는 연결기준 매출(영업수익) 52억원으로 전년대비 376% 신장됐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30여건의 라이선스를 등록하고 미국, 중국 등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 성장잠재력이 풍부한 만큼 매년 2~3배의 매출 성장세를 시현하겠다는 목표다.
AI반도체는 학습·추론 등 인공지능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데이터연산 처리를 저전력으로 빠르게 처리하는 시스템반도체다. 기존 반도체와 달리 복잡한 상황인식이나 판단이 가능하고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을 효율적으로 계산할 수 있어 대규모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최근 데이터 처리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지능형 로봇, 빅데이터 분석 등으로 사용처가 확대되고 있다.
오픈엣지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자산(IP) 전문업체로 지난 2017년 12월 설립됐다.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고 글로벌 초기 시장 확보를 위해 해외에도 거점을 마련했다. 북미 시장의 경우 지난 2019년 PHY(Physical) Layer IP 전문 설계업체인 캐나다 TSS(The Six Semiconductor)사를 인수했고, 지난해 미국법인도 설립했다. 핵심 인재 영입에 공을 들이면서 100명 이상의 임직원을 두고 있다.
주요 비즈니스 모델은 영국의 ARM처럼 반도체를 직접 제작하지 않고 설계도면이라 할 수 있는 반도체 IP를 반도체 기업에 공급해 로열티를 받는 것이다. 오픈엣지는 신경망처리장치(NPU)와 고성능 메모리 시스템(Interconnect, Memory Controller, PHY)에 대한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이 두 가지를 결합시킨 통합 IP 플랫폼을 구축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각각의 설계자산 제품들이 긴밀하게 결합돼 효율성이 극대화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메모리시스템은 데이터를 연산하는 NPU에 고속으로 데이터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NPU와 서브 메모리시스템을 통합개발해야 최적화를 이루고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오픈엣지는 IP간 시너지를 통해 소비전력 기준 기존 반도체 대비 최대 3배 이상의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현 오픈엣지 대표는 “최근 인공지능 시스템 반도체 산업이 주목받고 있는데, 당사는 제품의 성능뿐만 아니라 상용 제품으로 업계에서 검증까지 받은 상황”이라며, “코스닥 시장 상장을 기반으로 반도체 설계자산 시장을 이끌어 가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