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플랜트 종합정비 솔루션 기업 수산인더스트리(대표이사 한봉섭)가 올해 일반기업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2호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회사는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으로 결정하기는 했지만, 2000억원대 공모에 성공하면서 수요예측 관문을 통과했다. 올해 리츠를 제외하고 현재까지 코스피 입성에 성공한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19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수산인더스트리는 지난 14일과 15일 이틀간 공모주에 대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공모가를 3만500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공모가 희망범위(3만5000 ~4만3100원) 하단 가격이다. 확정 공모가 기준 공모규모는 약 2000억원이며, 상장 시가총액은 약 5000억원 수준이다.
이번 수요예측에는 총 339곳의 국내외 기관이 참여했으며, 수요예측 경쟁률은 130.37대 1을 기록했다. 수요예측 신청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총 신청수량 기준 83.38%(가격 미제시 13.17% 포함)가 희망밴드 최상단 가격인 4만3100원 이상을 제시했고, 참여건수 기준으로도 55.18%(가격 미제시 5.60% 포함)가 4만3100원 이상의 가격에 주문을 접수했다. 다만 공모규모가 큰 점과 경쟁률이 낮은 점, 시장 상황 등을 감안해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으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주관을 맡은 삼성증권 관계자는 “올해 들어 계속 침체된 주식시장 분위기와 어려운 경제 상황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해 투자자들에게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도록 시장 친화적인 공모가로 확정했다”면서 “이로 인해 수산인더스트리의 공모주 투자 매력이 증가한 만큼 일반 공모청약에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청약은 주관사단이 실권주를 책임지는 총액인수 방식이기 때문에 수산인더스트리는 사실상 코스피 상장을 위한 관문을 거의 통과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올해 코스피 IPO는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태림페이퍼가 잇따라 상장을 철회한 탓에 현재까지 LG에너지솔루션만 홀로 상장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수산인더스트리의 청약은 오는 20~21일 2곳의 증권사에서 진행된다. 일반 청약에는 총 공모주식 수의 30%인 171만4500주가 배정됐는데, 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에 159만4485주가, 인수회사인 미래에셋증권에 12만15주가 할당됐다.
지난 1983년 설립된 수산인더스트리는 발전 플랜트의 설비가동률 제고와 불시 정지 등을 예방하는 종합정비 서비스 회사다. 전국에 24개의 발전정비 사업소를 두고 경상정비, 계획예방정비, 설비운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산인더스트리는 국내 원자력발전 민간 정비 분야 1위 사업자이면서 화력 발전, 신재생에너지 등 발전 설비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 정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성장 모멘텀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발전정비 시장 진출 및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소형 모듈 원전(SMR)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형 모듈 원전사업과 관련해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글로벌 시장에서는 대형 원자로 다음으로 소형 모듈 원자로(SMR)가 차세대 주류를 이룰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시장 규모가 오는 2035년까지 400조~60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는 발전소를 자동으로 제어하는 운전제어시스템(Man-Machine Interfaced System, MMIS)’에 대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등에 공급한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다. SMR시장에 적극 진출할 계획이며, 자동 제어 분야에 대한 EPC 등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현재 대형 건설업체 등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적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941억원에 영업이익 513억 원을 올려 전년 대비 각각 11.5%, 54.1% 확대됐다. 올해 1분기에는 연결기준 매출액 670억원에 영업이익 130억 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2.1%, 36.8% 상승했다.
한봉섭 수산인더스트리 대표이사는 “올해 2호 코스피 상장 기업으로서, 상장 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기업 가치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