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PO사상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성일하이텍(대표이사 이강명)이 청약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통합 청약경쟁률이 1207대 1을 기록했는데, 공모규모가 1335억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수요가 대거 몰렸다는 평가다. 증거금도 20.1조원으로 올해 IPO기업 중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을 끌어 모았다. 이번 공모에서 일반청약자에 3개월 환매청구권이 부여되는 점도 투자매력도를 높였던 것으로 보인다.
19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성일하이텍은 18~19일 양일간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결과 일반투자자 통합 경쟁률이 1207대 1을 기록했다. 이번 청약은 공동대표 주관사인 KB증권과 대신증권, 인수회사인 삼성증권 3곳에서 접수를 받았다.
일반 청약은 총 공모주식수의 25%인 66만7500주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틀간 총 8억572만2250주의 물량이 접수됐으며, 청약신청 건수는 92만3292건으로 집계됐다. 청약금액의 절반을 미리 납부하는 증거금은 약 20조 1,431억원이 모였다. 증거금은 올해 IPO기업 중 코스피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금액이다.
이번 청약에 참여해 주식을 배정받은 일반투자자는 환매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성일하이텍이 이익미실현 요건으로 상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상장 후 주가가 기대와 다르게 하락한다면 주식을 다시 증권사에 되팔 수 있는데, 행사 기간은 상장일로부터 3개월간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권리 행사가격은 공모가의 90%로 결정된다.
성일하이텍은 앞서 수요예측에서 2269.68대 1이라는 역대 최고 경쟁률을 달성하며 시장의 관심주로 등극했다. 코스닥과 코스피에서 각각 IPO 사상 수요예측 경쟁률 최고치 기록을 가지고 있던 아스플로 (KQ:159010)(2143대 1)와 LG에너지솔루션(2023대 1)을 한꺼번에 제치고 새역사를 썼다. 그 결과 공모가는 희망범위(4만700~4만7500원)를 초과한 5만원에 결정됐다. 참여 기관들은 총 신청물량의 38.7%에 대해 의무보유 확약을 내걸기도 했다.
성일하이텍은 지난 2000년 설립된 친환경 2차전지 리사이클링 전문기업이다. 전기차, 휴대폰, 노트북,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동공구 등의 제품에 사용된 2차전지로부터 코발트, 니켈, 리튬 등의 유가금속을 추출한다.
성일하이텍이 시장에서 주목받는 것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2차전지 리사이클링 일괄 공정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 습식 제련 기술 고도화를 통해 국내 최대 규모로 최고 품질의 2차전지 소재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후발주자와 격차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현재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경쟁사들과 비교를 해보면, 성일하이텍은 대량 양산을 성공한 유일한 기업이며, 경쟁사 대비 7배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미 가파른 실적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각국의 정책적 이슈로 향후 더욱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고무적이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국내는 전기차 폐배터리 처리 규정을 마련하고 있으며, 미국은 폐배터리 사이클 비율을 향후 90%까지 확대하는 계획과 함께 지난해부터 폐배터리 리유즈 및 리사이클링 인센티브에 대한 제도를 확립했다. 유럽 또한 배터리 수급 비율 상향 및 리사이클링 원료 사용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글로벌 정책적 환경은 성일하이텍의 성장을 견고히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실적은 이미 대폭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결기준 매출은 지난 2020년 659억원에서 지난해 123% 증가한 1472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3억원 적자에서 169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도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0억 원으로 153% 확대됐다.
공모자금은 습식제련 시설인 하이드로센터 3공장 신설 등 시설자금으로 주로 사용할 계획이다. 성일하이텍은 오는 28일 코스닥 시장에서 주권거래를 개시한다.
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이사는 “코스닥 상장 후 기업 가치를 더욱 끌어올림과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