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차전지 관련주들이 연달아 IPO공모에 나선 가운데 분리막 사업을 하는 더블유씨피(WCP, 대표이사 최원근)도 대열에 동참했다. 더블유씨피는 최대 9000억원의 공모규모와 3.4조원 수준의 상장밸류를 제시했다.
성장성 높은 2차전지 섹터에 속하는 대어 IPO인데다 2019년 분리막 양산을 시작한 이후 이듬해부터 급격한 실적개선세를 이루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상장 트랙으로 이익미실현 요건(테슬라 (NASDAQ:TSLA) 상장)을 선택해 일반 청약자에게 3개월의 환매청구권이 부여될 예정이다.
8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더블유씨피는 전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공모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오는 8월 1~2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4일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이어 8~9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맡았고, 삼성증권이 인수회사로 참여했다. 상장 예정 시기는 8월 중순이다.
총 공모주식수는 900만주다. 734만344주(81.56%)는 신주 모집하고, 나머지 165만9656주(18.44%)는 구주 매출한다. 구주는 재무적 투자자 3곳과 최대주주인 더블유스코프가 공모가에 처분하는 것이다. 주당 공모가 희망범위는 8만~10만원이다. 총 공모 예정 금액은 7200억~9000억원이며, 희망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7208억~3조4010억원 규모다.
더블유씨피는 2019년 초부터 분리막 양산을 시작했다. 당해 영업적자를 시현했으나 이듬해부터 큰 폭의 매출성장과 이익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2019년 348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855억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 51억원의 적자에서 지난해 405억원으로 턴어라운드했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매출액 547억원에 영업이익 3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4.6%가량 감소했다. 이는 일시적인 운송비 증가가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회사는 지난해 전환사채 파생상품 평가손실 등으로 100억원가량의 당기순손실을 시현해 이익미실현 요건(테슬라 상장)을 적용 받아 이번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비교기업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 에코프로비엠 (KQ:247540), 포스코케미칼 (KS:003670), 천보,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 등 국내기업 6곳과 창신신소재(Yunnan Energy New Material(Semcorp)), 성원소재(Shenzhen Senior Technology Material) 등 중국기업 2곳으로 총 8곳을 선정했다. 분리막이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인 만큼 희망 공모가액 산출 방식은 EV/EBITDA를 택했다. 지난해 SK아이테크놀로지도 코스피에 상장하면서 같은 방식을 적용한 바 있다.
더블유스코프의 공모가 밴드에는 EV/EBITDA 거래배수 45.85배와 30.4~44.3%의 할인율이 적용됐다. 더블유씨피는 2022~2024년 추정 EBITDA를 현가화 해 평균 적용했으며, 할인율의 경우 최근 5년간 테슬라 상장기업의 할인율(22.4~37.1%)보다 높게 잡았다는 설명이다.
2016년 설립된 더블유씨피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에 쓰이는 2차전지 분리막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기업이다. 고객사의 니즈에 따라 소형 및 중대형, 일반형 및 코팅형 등 다양한 2차전지 분리막 제품을 맞춤 제작할 수 있는 역량과 설비를 갖추고 있다.
주요 제품은 2세대 코팅 습식 분리막이다. 습식 분리막은 건식분리막에 비해 제조공정은 복잡하지만 통기도, 인장강도 등 물성이 우수하고 박막화에도 유리하다. 코팅 습식 분리막은 여기서 한단계 더 나아가 습식 분리막의 표면에 코팅층을 형성시켜 안전성을 향상시킨 제품이다. 최근 전기차 화재 발생 등으로 배터리 안전 이슈가 부각되면서 수요가 더욱 급증하고 있다.
전기차 업체들은 점유율 확대를 위해 원가절감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분리막도 이 같은 흐름에서 예외일 수는 없기 때문에 생산 효율화가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더블유씨피는 세계 최대인 5.5M 광폭 생산 기술을 가지고 있다. 절삭 면적을 줄여 생산 수율을 높이는 개별연신(늘이기) 공법과 독자적인 광폭∙고속 생산 공정으로 생산 효율을 경쟁사 대비 최대 2~3배까지 끌어올림으로써, 높은 생산 수율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 또한 도입 설비에 자체 기술을 적용하는 설비 개조 노하우를 통해서도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당사는 기술역량 강화를 통해 경쟁사 대비 높은 생산수율 및 우수한 제품 균일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배터리 소재가격 하락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이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모로 유입된 자금은 생산설비 증설 및 연구개발,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투자 등에 사용한다. 특히 지속적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에 추가적인 양산라인을 구축하는 데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더블유씨피는 오는 2025까지 생산능력을 23억㎡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최근 헝가리 니레지하저市에 약 7억 유로를 투자해 연간 12억㎡ 생산능력을 갖춘 2차전지 분리막 생산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헝가리 신설 공장에서 생산되는 분리막은 2024년부터 순차적으로 유럽 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최원근 더블유씨피 대표이사는 “코스닥 상장을 통해 기술력과 생산능력(CAPA)을 더욱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며, “2차전지 분리막 개발∙생산에 대한 당사만의 핵심 경쟁력을 바탕으로 미래 친환경자동차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