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백지화와 원전 최강국 건설'을 내걸고 한미 경제안보 기술동맹에 원전을 포함하면서 차세대 원전으로 소형모듈원전(SMR)이 주목 받고 있다. 최근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기술개발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돼 4000억원 가량의 투자재원이 확정됐다.
# 건설 기간은 '절반', 위험은 '1000분의 1'= SMR은 'Small Modular Reactor'의 줄임말로, 발전용량이 300MW급 정도인 소형 원자력 발전소를 말한다. '모듈'은 건설분야의 모듈러(Modular) 공법에서 나온 말로, 주요 구조물을 미리 공장에서 제작한 후 건설 현장으로 옮겨서 조립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 공법을 적용한 SMR은 적은 전기용량이 필요한 국가에는 하나만 배치하고, 많은 용량이 필요하면 여러 개를 연결하면 되기 때문에 수요에 따른 적용성이 높다. 또한 SMR의 건설 기간은 평균 2년으로, 기존 원자력 발전소 건설 기간인 4년의 절반 수준이다.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장 심형진 교수는 SMR은 대형 원전보다 대형 사고 위험이 1000분의 1에 불과한 차세대 에너지원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원전 기업 테라파워(Terra Power)의 설립자인 빌게이츠(Bill Gates) 또한 SRM이 기후위기에 대비할 수 있는 에너지산업의 게임체인저라면서 2024년부터 SMR 건설 계획을 밝혔다.
관제 운영 시스템과 소형 원자로. 뉴스케일 파워 사진제공
# '뉴스케일 파워' 스팩합병으로 뉴욕증시 입성 ... 삼성, 두산 등 2600억원 이상 지분투자 = 미국의 SMR 개발기업 '뉴스케일 파워(Nuscale Power, NYSE: SMR)'가 스팩기업 스프링밸리 애퀴지션(Spring Valley Acquisition Corp)과 합병해 뉴욕증시에 상장됐다. 뉴스케일 파워는 이번 상장을 통해 스프링밸리 애퀴지션의 공모자금과 상장지분 사모투자(PIPE) 금액 등 약 3억 8000만 달러에 이르는 자금 조달에 성공하게 됐다. 지난달 2일, DS자산운용과 DS의 자회사인 DS프라이빗에쿼티(PE)가 뉴스케일 파워에 1,000억원을 투자하면서 국내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또한 뉴스케일 파워는 삼성물산, 두산에너빌리티 등 국내 기업들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삼성물산은 DS자산운용에 앞서 뉴스케일 파워에 600억원을,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과 2021년 두차례에 걸쳐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했다.
핵심기술 NPM, 회사 측 사진제공
# 최초의 SMR 설계 인증 기업 ... 핵심 기술은 '용기 일체형 원자력 시스템' = 뉴스케일 파워는 2020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U.S. Nuclear Regulatory Commission, 이하 NRC)로부터 SMR 설계 인증을 받아, NRC 설계 승인을 받은 최초의 SMR 기업이 됐다. 뉴스케일 파워는 두산, 삼성을 비롯해 루마니아 국영 에너지 회사 누클리어일렉트리카(Nuclearelectrica)와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폴란드의 대규모 에너지 생산기업 KGHM과 파트너십 계약도 맺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뉴스케일 파워의 SMR은 풍력 및 태양열 보다 필요 토지와 재료가 90% 이상 절감된다. 핵심 기술은 완전히 공장에서 사전 제작되는 '뉴스케일 파워 모듈(Nuscale Power Module, 이하 NPM)'로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여압기가 모두 하나의 용기에 포함된 일체형 원자력 증기 공급 시스템이다. 이는 원자로 냉각재 펌프와 배관 등 기존 원자로 구성요소를 제거한 단순 설계로 안전성과 운영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뉴스케일 파워는 2011년 설립됐다. 2013년부터 CEO 존 L. 홉킨스(John L. Hopkins)가 이끌고 있는데 홉킨스는 1999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의 엔지니어링 건설기업 플로어 코퍼레이션(Flour Corporation)의 임원으로 재직했으며, 미국 에너지부(United States Department of Energy, DOE)의 원자력 에너지 자문 위원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홉킨스는 텍사스 대학 오스틴(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재무 경영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뉴스케일 파워는 2022년 3월까지 2337만 달러의 순손실로 2011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는 괄목할만한 실적을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