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불안전한 환경에 놓이면서 5월 공모주들의 시련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 청담글로벌도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했다. 청담글로벌은 공모가를 6000원으로 확정했는데, 이는 희망밴드 하단에 못미치는 가격이다. 최근 3년간 연평균 123%의 매출성장률과 함께 수익도 동반 성장하면서 탄탄한 실적성장세를 이뤄냈지만, 현재 특정지역과 특정 플랫폼 매출 의존도가 높아 기관 투자자들이 향후 이익성장 속도 유지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회사는 공모가를 낮추는 한편 구주매출을 취소하고 공모규모를 축소하는 등 시장의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한 행보를 취했다. 여기에 최근 2대주주의 물량을 보호예수로 묶으면서 상장 직후 유통물량을 상당 폭 줄이기도 했다.
20일 회사에 따르면 청담글로벌의 공모가는 6000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희망밴드(8,400~9,600원) 하단보다 28.6% 낮은 가격이다.
공모가 확정을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은 지난 17~18일 양일간 진행됐다. 총 176곳의 기관투자자가 참여했으며, 단순 경쟁률은 24.79대 1을 기록했다. 희망밴드 상단인 9600원 이상을 제시한 물량도 27.11%를 차지하기는 했으나, 대부분의 주문 물량이 6,000원 부근에 몰리면서 공모가가 6000원으로 확정됐다.
수요예측 후 청담글로벌은 공모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다. 당초 634만1686주를 공모하기로 했는데, 총 공모주식 수를 507만3349주로 변경했다. 예정됐던 52만8474주의 구주매출도 취소됐다.
2017년 설립된 청담글로벌은 글로벌 컨슈머 브랜드를 위한 이커머스 토털 솔루션 플랫폼 사업을 하고 있다. 글로벌 컨슈머 브랜드의 제품 발굴 및 개발∙ 소싱부터 해외 온오프라인 유통까지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주요 사업모델이다. 설립 4년 만인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443억원에 영업이익 97억원을 거뒀을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은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이번 IPO에 나섰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빅데이터 수집 및 분석능력을 바탕으로 화장품 외에도 영유아 및 건강기능식품 등 제품 카테고리 다각화와 아마존∙이베이∙큐텐 등의 글로벌 플랫폼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향후 성장 로드맵도 밝혔다.
다만 현재는 매출의 98.1%가 중국 및 홍콩지역에서 발생하고 있고, 플랫폼 별로는 중국 징동닷컴(JD.COM)향 매출이 전체 74.6%를 차지해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IPO시장은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보이는 현재에 베팅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여기에 비교기업으로 선정한 실리콘투와 사업모델 및 지난해 연간실적이 유사한 수준인데, 실리콘투 (KQ:257720) 대비 상당히 높은 밸류에이션을 제시한 점도 공모성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투는 K-뷰티 브랜드 제품을 자사 플랫폼인 'Stylekorean.com'을 통해 전세계 약 100여개의 국가에 역직구로 판매하고 있으며, 수출하려는 기업 고객에게 이커머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B2B 및 B2C 유통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 1,310억원에 영업이익 88억원을 거뒀으며, 20일 기준 시가총액은 1596억원을 기록했다.
청담글로벌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 1443억원에 영업이익 97억원을 거뒀는데, 이번에 공모가밴드 기준 시가총액 1786억~2040억원을 제시했었다. 다만 수요예측 후 공모가를 낮추고, 공모규모를 축소하면서 상장 시가총액은 1233억원 수준으로 큰 폭 하향 조정됐다.
상장일 유통물량이 많지 않은 점은 긍정적이다. 현재 유통가능 물량은 상장예정 주식 수의 24.93% 수준으로 잡혀 있다. 청담글로벌은 최근 오버행 이슈를 잠재우기 위해 2대 주주인 XU MEIXING이 보유한 물량(공모 후 11.68%)을 1년간 자진 보호예수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청약은 오는 24~25일 진행된다. 일반투자자에는 152만2004주가 배정됐으며, KB증권과 대신증권에서 할 수 있다.
공모자금은 300억원가량이 회사로 유입될 예정이다. 이 자금은 시설자금과 화장품∙영유아 제품∙건강기능식품 관련 사업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활용된다. 시설 자금과 관련해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글로벌 물류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공모자금의 일부분은 국내 물류산업 기지 및 허브 조성에 사용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국내 보세창고 취득 및 자동물류시스템을 구축을 통해 신속한 배송체계 프로세스를 확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