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식 범한퓨얼셀 대표이사. 사진=범한퓨얼셀
수소 연료전지 전문기업 범한퓨얼셀이 코스닥 상장을 위해 6월 공모에 나선다. 이 회사는 수소산업 성장을 발판으로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전년대비 각각 44.4%와 24.4% 성장하는 실적개선세를 이뤄냈다. 최근 IPO시장에서 대어급을 제외하고는 공모규모가 300억원 미만의 소형딜이 많았는데, 범한퓨얼셀은 700억원 안팎의 중형급 딜을 추진 중이다.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분위기를 딛고 공모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범한퓨얼셀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오는 6월 1일 효력이 발생되면 2~3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후 8~9일 청약에 나설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았고 한국투자증권이 공동주관사로 합류했다. 하이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는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범한퓨얼셀은 이번에 상장예정주식 수의 약 24% 수준인 총 213만6000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전량 신주모집 구조다. 최근 구주매출 물량이 많은 것에 IPO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여서 공모구조에서 우선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모가 밴드는 3만2200~4만원으로 이에 따른 공모금액은 688억~854억원이며, 시가총액은 2823억~3507억원이다.
비교기업으로는 에스퓨얼셀, 상아프론테크, 비나텍, 제이엔케이히터 총 4곳을 선정했다. 기업가치는 EV/EBITDA 방식을 통해 구했다. 2021년 실적을 기준으로 한 비교기업의 평균 멀티플은 35.61배다. 범한퓨얼셀은 2022~2024년 추정 EBITDA를 2022년 초 기준으로 현가화 해 적용했으며, 공모가 밴드 할인율은 27.76~41.85%를 잡았다.
EV/EBITDA를 적용한 것은 상각비용이 많은 업종의 특성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주관사 측은 “범한퓨얼셀이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 제작 및 수소충전소 구축 사업은 현재 정부 정책 지원에 의해 시장이 막 형성되고 있는 단계에 있다. 기업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를 집행하고 있어 생산초기 대규모 감가상각비 등 비현금성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상각비 처리 방식이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상이할 가능성이 높아 EV/EBITDA 방식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범한퓨얼셀은 2019년 12월 31일 범한산업의 수소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출범했다.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잠수함용 연료전지, 건물용 연료전지, 수소충전소 구축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회사는 국내에서 처음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잠수함용 수소연료전지 모듈의 상업화에 성공했으며, 지난 2018년부터 장보고-Ⅲ사업의 3,000톤급 차세대 잠수함에 납품 중이다.
잠수함 연료전지 모듈시장은 독일 지멘스가 독점해왔으나 범한퓨얼셀이 이후 기술상용화에 성공하면서 독점구조를 깨뜨렸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장기간 소량공급이라는 잠수함의 특성상 시장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최근 연안작전을 위해 중형급 연료전지 잠수함을 보유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어 잠수함용 연료전지 모듈 시장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물 및 중장비용 연료전지도 개발했는데,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대책을 기반으로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정부는 수소산업 성장을 위해 수소충전소 임대료 감면 확대 등 제반 인프라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회사는 범한산업의 수소압축기 기술을 기반으로 수소에너지네트워크에 출자해 수소충전소 구축사업에도 진출했다. 현재 수소충전소 22기가량의 수주를 확보한 상태다.
수소경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수소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2050년에 수소는 최종 에너지 소비량의 18%를 차지하고 4억대의 승용차와 2000만대의 상용차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세계 자동차 시장의 약 20%에 달한다.
최근 수소 산업 성장을 발판으로 실적도 상승세다. 수소연료전지 제품의 지속적인 매출 성장과 수소충전소 수주 및 매출확대를 통해 지난해에는 매출액 461억원에 영업이익 6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44.4%와 24.4% 늘어난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