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림페이퍼 안산공장에서 생산된 골판지 원지 완제품. 사진=태림페이퍼
태림페이퍼(대표이사 고재웅)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피 상장을 위한 본격적인 공모절차에 돌입한다. 5월 상장을 목표로 두고 있으며, 공모가 밴드 기준 최대 1783억원의 공모에 나선다. 이 회사는 골판지 원지 생산능력과 점유율 모두 1위를 기록 중인데다 원지부터, 판지 및 상자까지 공급망 수직계열화를 이뤄 최근 이커머스 시장 급성장의 수혜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태림페이퍼는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예비심사를 통과한지 3개월여 만이다. 다음달 7일 증권신고서에 효력이 발생되면 9~10일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을 거쳐 12~13일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대표 주관회사는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가 맡았다.
총 공모주식 수는 810만4000주다. 공모 희망범위는 1만9000~2만2,000원으로 이에 따른 총 공모금액은 1,540억~1,783억원이며, 시가총액은 6159억~7131억원이다.
1986년 설립된 태림페이퍼는 골판지 박스의 원단이 되는 원지를 제조하는 업체다. 표면지, 골심지, 이면지 등 모든 지종을 생산하고 있는데, 국내 골판지 제조사 중에 모든 지종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회사는 태림페이퍼를 포함해 2곳에 불과하다. 아울러 태림페이퍼는 전국에 주요 생산거점을 두고 있고 국내 최대 생산능력을 확보해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점유율은 20% 수준으로 파악된다.
골판지 원지 산업은 초기 대규모 투자비용이 필요한 장치 산업이어서 후발주자들의 시장 진입이 녹록치 않다. 또한 소수업체들이 제지와 포장까지 수직계열화해 경쟁력을 높이고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수직계열화를 이룰 경우 원가절감에서도 유리하고 안정적인 판매망을 확보할 수 있다.
태림페이퍼는 골판지 원지부터 판지, 상자까지 일괄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그룹 내 골판지 원지 업체는 태림페이퍼와 동원페이퍼가 있고, 골판지상자 업체로는 태림포장과 태림판지가 있다. 여기에 전국에 물류 거점을 보유하고 있는 동림로지스틱이 화물운송을 맡고 있다. 특히 국내 포장업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계열사 태림포장을 보유해 원지 생산부터 포장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생산제품의 70% 이상을 골판지 원단 업체인 태림포장으로 공급하고 있다.
태림페이퍼는 업계 유일의 기술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이는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포석이다. 기술연구소는 품질 및 공정 개선, 제품 다각화를 위한 신제품 개발, 친환경 공정 기술 및 소재 기술 확보 등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으며, 전세계 10개 국가에 50여개 계열사를 보유한 글로벌세아 그룹과 협업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핵심 경쟁력은 탄탄한 경영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대비 19.6% 늘어난 8,889억원, 영업이익은 58.8% 늘어난 1,17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3.2%로 업계 내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등이 급성장한 영향이다. 이커머와 택배시장 및 식음료 농수산 포장재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최근 2년 골판지 원지시장은 6.16%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방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세가 예상되고, 골판지 시장이 ESG와도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골판지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관계자는 더스탁에 “골판지 사업은 폐지를 재활용해 친환경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고, 아직 골판지를 대체할만한 가격경쟁력을 갖춘 친환경 포장재는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규제 트렌드가 세계 각국에 확산되고 있어 친환경 종이 포장재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태림페이퍼는 친환경 선순환 시장 흐름에 맞춰 기존 재생지 생산 노하우에 신규 기술을 접목하고 포트폴리오 혁신을 위한 신제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외에도 차별화된 신지종 개발을 통해 백색표면지 시장 진출을 구상하는 등 신규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고재웅 태림페이퍼 대표는 “주주 및 시장 친화적인 입장에서 이번 상장을 준비한 만큼 성공적인 IPO를 통해 투자자와 성장 결실을 나누며 글로벌 ESG경영 트렌드에 앞장서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골판지와 함께 다양한 포장 소재를 개발해 초과수요 시장에서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친환경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