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는 지난 6월 7일, 지난해 글로벌 전해액 시장이 출하량 기준 24만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중 전기차 배터리 탑재용 물량은 70%에 이른다. 글로벌 전해액 수요의 경우에는 연평균 27% 가량 성장해 2030년에는 12배가 넘는 268만t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2차전지 전해액을 제조하는 엔켐의 경우, 이 같은 2차전지 시장성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지난 11월 1일에 상장한 엔켐은 공모가밴드 최상단을 초과한 공모가 42000원으로 증시에 입성했다. 거래 첫날 종가는 90.48% 오른 8만원에 형성됐고 12월21일 종가는 8만7300원으로 공모가 대비 2배에 이른다.
엔켐은 전기차 전용 전해액을 국내 처음으로 개발해 상용화까지 성공했다. 이 회사는Xev(자동차용), IT, EDLC, ESS(Energy Storage System)용 등 다양한 용도의 전해액을 생산하고 있다.
엔켐의 전해액.
사진=회사홈페이지
# 2차전지 혈액 '전해액' ... 수출 비중 70.8% = 전해액은 2차전지 4대소재(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중 하나로, 배터리의 안정성과 성능을 좌우한다. 전해액은 전지보호, 수명연장, 작동온도 향상 등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2차전지 혈액’이라고도 불린다. 전해액은 생산 후 3~4개월의 제한된 유통기한과 폭발 위험성 때문에 보관과 운송 비용, 수급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엔켐은 배터리 주요 4대 생산 국가인 미국, 중국, 유럽, 한국에 글로벌 생산 인프라를 구축함으로써 수급관리에 대한 리스크를 해결했다. 특히 주요 배터리 기업인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과는 1시간 이내의 접근성을 가지고 있다. 엔켐은 글로벌 Top5 2차 전지 업체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CATL에 모두 납품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실제 엔켐의 수출 비중은 2020년 기준 70.8%로 983억원에이른다.
또한, 전해액 핵심 원료인 리튬염 수급 이슈를 대비해 중국 리튬염 제조회사 시다(Shida)와 전략적 제휴(JV)를 맺어 용매 및 리튬염에 대한 내재화에 성공했다. 시다의 지분 49%를 인수해 시다가 생산하는 리튬염의 70%를 안정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우선권도 확보했다. 이로써 원료부터 제품 양산까지 안정적인 현지화 공급의 발판을 마련했다.
# 전해액 수직계열화 완성 ... 겔 타임 전고체 전해액 개발 및 재활용 사업 착수 = 엔켐은 전해액 개발부터 양산까지 원스톱 솔루션(One-stop Solution)이 가능한 수직계열화 구조를 갖췄다. 또한 전해액 개발 기술, 고객 맞춤 양산 기술, 첨가제 합성 기술을 통해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 현재는 우수기술연구센터협회와 함께 겔 타입(Gel type) 전해액과 전고체 전해질 분야를 공동개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유사고체와 전고체 전해질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NMP 재활용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NMP(N-Methyl-2-Pyrrolidinone)는 양극재 공정에 사용되는 용매로, 원가가 매우 높다. 이후 2차전지 시장 확대로 인해 NMP 사용량이 급증하게 되면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수급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재활용이 필수적이다.
현재 엔켐은 SK이노베이션 미국 공장 NMP 재활용 업체로 선정되었으며, 향후 완공될 미국과 폴란드 법인을 통해서도 폐NMP를 재활용해 배터리사에 납품할 계획이다. 미국 법인은 올해 말 완공될 예정으로, 내년 상반기부터 전해액과 재생 NMP를 생산해 납품할 예정이다. 헝가리 법인은 2022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엔켐의 공장. 사진 = 엔켐
# 6만톤 규모 생산시설 증설... "생산능력 기준 국내 1위 전해액 업체" = 2차전지 시장이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생산량도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매출액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2013년 20억원이던 매출액은 2020년 1,389억원까지 성장했다. 생산량도 지난해 말 연간 6만5000톤에서 2025년까지 22만5000톤까지 증설될 예정이다.
현재 엔켐의 생산시설은 제천공장, 풍세공장, 폴란드공장, 중국 JV 공장 등으로, 전체 생산능력은 약 6만5000톤 수준이다. 또한 2021년 미국 조지아주, 2022년에는 헝가리와 중국에 총 6만톤 규모의 생산시설도 계획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김광진 연구원은 이에 따라 “고객사 필요량을 고려할 때 추가 상향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 증설 계획 상향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25년 3천억원 이상의 영업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엔켐은 생산능력 기준 국내 1위 전해액 업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