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탁=김효진 기자] IPO시장에 조 단위 몸값을 가진 대어가 또 떴다. 상반기 최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절차에 착수했다. 5월 상장이 목표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개시는 올해 에이피알에 이어 두 번째다. 제시한 공모규모는 7000억원 안팎으로 2022년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공모 후 최대치다. 현재 신규상장 기업들의 상장일 수익률은 둔화되고 있어도 공모가 초과 확정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이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해 대어급 IPO의 해빙 시그널을 확실히 보여줄지 주목된다.
아울러 이번 공모는 상장 초기에 공모주만 유통되는 구조인데, 현재 유통 가능물량이 16% 수준으로 오버행 이슈도 차단됐다.
26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전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내달 16~22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같은 달 25~26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대표주관사는 KB증권과 UBS, JP모간이며, 공동주관사는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이 맡았다. 삼성증권과 대신증권은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번 상장을 통해 총 890만 주를 공모한다. 신주 445만주와 구주 445만주 구조다. 구주는 2대 주주인 사모펀드 KKR이 보유지분의 일부를 처분하는 것이다. 공모 전 KKR이 보유한 주식은 총 1,520만주다. 공모가 희망범위는 7만3,300~8만3,400원으로 총 예상 공모금액은 6,524억~7,423억 원이다. 이에 따른 상장 몸값은 3조 2,582억~3조7,071억원이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 추진은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에이피알의 공모규모는 948억원이었으며 상장 몸값은 1.9조원 수준이었다. 공모가의 경우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하면서 밴드상단 대비 25% 초과한 가격으로 확정됐다. 공모규모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 후 최대치다. 2022년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당시 무려 12.75조원에 달하는 공모금액으로 IPO시장의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해 두산로보틱스와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공모규모는 각각 4212억원과 4192억원이었다.
이번 공모의 비교기업으로는 HD한국조선해양, ALFA LAVAL AB, KONGSBERG GRUPPEN ASA, WARTSILA OYJ ABP 등 총 4개사가 선정됐다. 비교기업의 지난해 실적 기준 평균 PER은 31.5배다. HD현대마린솔루션도 같은 기간을 적용해 평가 기업가치를 구했으며, 여기에 공모가 할인율 21.4~30.9%를 적용해 공모가밴드를 산출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조선⋅해양산업 분야 종합 솔루션 기업이다. 증가하는 선박의 애프터마켓(AM)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6년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이후 친환경 기술과 디지털전환을 주요 성장전략으로 삼아 기존 선박 AM 사업뿐만 아니라 친환경 선박개조, 디지털 솔루션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HD현대그룹 에프터마켓 독점 사업자로 든든한 캡티브 마켓을 보유하고 있다. HD현대 그룹이 건조한 선박이나 HD현대 그룹이 제작한 엔진 및 기자재를 탑재한 선박이 사업의 주요 대상이다. 여기에 설계 역량 내재화와 글로벌 공급망 확보, 턴키 역량, 사업 다각화를 기반으로 외부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실적도 눈에 띄게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2017년 출범 첫해 매출은 2,403억 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매출 1조 4305억원을 기록해 6배가량 증가했다. 이 기간 연평균 매출성장률(CAGR)은 35% 수준에 이른다. 특히 매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수익성도 동반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14.1%를 기록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번 공모로 유입되는 자금을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및 연구개발 등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선박 AM 시장 내 브랜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친환경 개조사업의 역량을 확대와 선박 디지털 사업의 고도화를 추진한다.
최대주주는 HD현대로 공모 후 지분율은 55.8% 수준이다. 2대주주는 KKR이 설립한 Global Vessel Solutions, L.P.다. 이번 공모 후 지분율은 24.2%로 변경될 예정이다. 상장 초기에는 공모주만 유통될 수 있는데 현재 잡혀 있는 것은 상장 예정주식 수의 16% 수준이다. 확약물량 배정결과에 따라 실제 유통물량은 더 낮아진다.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는 “HD현대마린솔루션은 조선⋅해양산업 내 AM시장에서 새로운 사업모델을 구축해 지속적인 성장성과 수익성을 확보해왔다”며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AM⋅친환경⋅디지털 등 전 사업영역에서 독보적인 해양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