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재활로봇 제품. 사진=엔젤로보틱스
[더스탁=김효진 기자] 수요예측 흥행으로 공모가를 밴드상단 보다 30% 이상 높인 엔젤로보틱스가 일반청약에서도 불꽃을 피웠다. 증거금이 9조원에 육박한 결과 청약경쟁률은 2000대 1 이상을 넘겼고, 비례경쟁률은 4000대 1을 웃돌았다. 올해 300억원 이상 IPO딜 중 일반청약 경쟁률이 2000대 1을 훌쩍 넘어선 것은 엔젤로보틱스가 유일하다.
15일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엔젤로보틱스는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진행한 공모주 일반청약에서 경쟁률 2242.02대 1을 기록했다. 40만주 배정에 8억9680만6430주가 접수된 결과다. 청약금액의 절반을 납부하는 증거금은 약 8조97조원가량이 모였다.
이틀간 청약건수는 54만1588건을 기록했다. 균등배정 예상 주식수(20만주)를 초과했기 때문에 무작위로 추첨 배정될 예정이다. 청약 건수가 2배 이상 높고 비례경쟁률이 4484대 1에 달하는 만큼 다수의 일반투자자들이 공모주를 손에 쥐기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일반청약경쟁률이 2000대 1을 넘어선 IPO딜은 우진엔텍, 스튜디오삼익, 코셈, 케이엔알시스템, 오상헬스케어, 엔젤로보틱스 등이 있다. 이 중 공모규모가 3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엔젤로보틱스가 유일하다. 엔젤로보틱스는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공모금액이 320억원으로 확대됐다. 다만 앞서 상장에 성공한 이닉스가 420억원의 공모에 청약경쟁률 1997대 1을 기록하면서 경쟁률이 2000대 1에 육박하기는 했다.
수요예측에는 2067곳의 기관투자자가 참여했으며 경쟁률이 1157대 1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공모가는 희망밴드(1만1000~1만5000원) 상단을 넘어선 2만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밴드상단보다 33.3%로 높은 수치다. 엔젤로보틱스는 앞서 상장한 오상헬스케어와 함께 올해 IPO딜 중 밴드상단 대비 가장 높게 공모가가 책정됐다.
엔젤로보틱스는 오는 19일 납입일을 거쳐 이달 26일 증시에 오를 예정이다. 현재 상장직후 유통가능 물량은 상장예정주식 수의 28.14%(우선주 포함, 희석가능 주식 미반영) 수준으로 잡혀 있다. 수요예측 과정에서 기관들이 전체 신청물량의 16.67%에 대해 의무보유 확약을 내걸었기 때문에 유통물량은 더 줄어들 예정이다.
엔젤로보틱스는 2017년 설립된 웨어러블 로봇 기업이다. LG전자로부터 초기투자를 유치해 사업이 본격화됐으며, 하반신 완전 마비 환자들이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경주하는 사이보그 올림픽인 ‘사이배슬론’에서 2020년 금메달을 수상하면서 글로벌시장에 기술력을 알렸다.
회사는 진입장벽이 까다로운 의료분야를 시작으로 산업안전, 일상생활 보조, 부품·모듈 브랜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재활의료 분야의 ‘엔젤메디’, 산업안전 분야의 ‘엔젤기어’, 일상생활 보조의 ‘엔젤슈트’, 부품·모듈 브랜드 ‘엔젤키트’ 등이 있다.
2021년부터 매출이 본격 발생되기 시작했으며, 이후 매출성장세도 가파르게 이뤄지고 있다. 2021년 8억원에 그쳤던 매출은 지난해 51억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아직 수익성까지는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나 회사 측은 내년에는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윤철환∙박정인 연구원은 "엔젤로보틱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레퍼런스를 보유한 가운데, 의료기기 인증을 받고 의료보험 수가 적용되는 등 사업 환경이 개선되고 있어, 고성장하는 웨어러블 시장을 빠르게 선점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