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월17일 (로이터) - 환율이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이틀간 큰 폭으로 오르면서 1180원대 진입을 시도했던 환율은 글로벌 달러의 약세 반전을 따라 이날 아래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6원 하락한 1173.70원에 최종 거래됐다.
이날 환율은 전일 대비 2.20원 낮은 1177.50원에 첫 거래된 뒤 이 개장가를 고점으로 낙폭을 늘려나가 한 때 1171.2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최근 환율 상승을 이끌었던 글로벌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 영향을 이날 환율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달러화는 밤사이 최근의 상승세가 주춤거린데 이어 이날 아시아 장에서는 호주달러의 강세에 눌리며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번주 후반 발표될 미국 연준리의 FOMC 회의록을 앞두고 달러화 강세가 조정을 받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호주달러의 경우 호주중앙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 여부와 관련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강세를 나타냈다.
중국 위안화 역시 강세를 보이면서 CNH 환율이 하락했다가 장 후반 약간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원화 환율 역시 이 움직임과 다르지 않았다는게 시장참가자들의 얘기다.
한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장중 큰 스윙이 없이 대체로 조용했다"면서 "중국 위안화 환율을 주로 따라다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밤사이 해외 증시와 국제유가가 랠리를 펼치는 등 위험자산들의 강세 분위기가 나타난 점과 달러/원 환율 자체적으로도 1180원대가 강력한 저항선으로 자리잡고 있는 점도 이날 환율의 하락 조정을 이끌어낸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달러화 약세에도 간밤 역외 환율이 잘 안빠진 감이 있었다"면서 "오늘은 대체로 달러화 약세와 리스크 온 분위기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밤사이 뉴욕 증시가 크게 올랐지만 이날 국내 증시는 보합권(+0.01%)에 그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소폭의 매도 우위 행보를 보였다.
▲ 조정 이후 행보는? 美 지표들이 변수
뚜렷한 상승 행보속에 1180원대까지 노크했던 환율이 오늘은 조정을 받으며 하락했다.
달러/원 환율의 주된 상승 동력이 됐던 글로벌 달러 강세가 역시 조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1180원대라는 만만치 않은 저항 레벨을 앞두고 시장의 롱 마인드도 주춤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1120-1130원대부터 시작된 반등세가 꺾이지는 않은 모습으로 시장에서는 향후 글로벌 달러의 동향이 계속해서 달러/원 환율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아울러 글로벌 달러의 가치에 영향을 미칠 미국쪽 경제지표 등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오늘 같은 분위기로 끝났으면 더 조정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장 끝나고 달러/엔도 오르면서 다른 아시아 통화들이 반응을 보일 수 있어서 고민된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그러면서 "1180원대가 쉽게 뚫릴 레벨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시장의 롱 스탑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상황도 아니다"라면서 "미국쪽 지표나 연준리 의사록 이후 달러화의 반응이 중요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 시가 1177.5 고가 1177.5 저가 1171.2
▶ 거래량 : 서울외국환중개 71억900만 달러
한국자금중개 3억8100만 달러
▶ 18일자 매매기준율 : 1173.3
▶ 외국인 주식매매자금 (오후 3시36분 현재) : 유가증권시장 535억원 순매도
(이경호 기자; 편집 박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