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04일 (로이터) - 일부 아시아 중앙은행들이 자국 통화 가치 하락과 경제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응해 고전적 정책을 다시 펴고 있다.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동시에 경제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비교적 금리가 높은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등의 통화 가치는 올해 약 3%씩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따라 미국 국채 수익률과 달러가 상승하고, 글로벌 무역 긴장이 확대된 영향이다.
지난 1년간 성장을 이끌었던 수출 주문이 둔화되면서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던 이들 경제는 무역 긴장으로 인한 공급 체인 차질의 리스크도 떠안게 됐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루피아 가치는 3개월 만에 5% 하락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루피아 방어를 위해 지속적으로 달러 매도 개입을 단행했으며 동시에 채권을 사들였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루피아 방어를 위해 필요하다면 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혔으나 애널리스트들은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에는 회의적이다.
◆ 첫 방어책
아시아 국가들에게 있어 지난 1997/98 금융 위기 이후 자국 통화 매수나 매도를 통한 환시 개입은 고정적 정책 옵션이었다.
심지어 지금도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연준을 따라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달러를 매도하고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서서히 제거하고 있는 '이지 머니(easy money)'를 대체하고 있다.
이는 이들 국가들이 역사적으로 해외 포트폴리오 흐름에 높은 의존도를 보여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6~8개월 동안 외국인들이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의 국채 보유량을 크게 줄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인도네시아 국채의 40%, 말레이시아 국채의 45%는 외국인 소유다. 태국의 경우도 외국인들의 국채 보유 비중이 상당히 높다.
이는 이들 국가의 통화정책은 대외 시장 여건에 의해 크게 좌우되고 이들 국가의 중앙은행들은 그들의 경제 성장을 견실하게 유지하는 한편으로 환율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익률은 해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한 만큼 높아야 하지만 역시 안정적이어야 한다.
웨스트팩의 전략가 프랜시스 청은 "아시아로의 자본 유입은 금리 격차뿐만 아니라 성장 전망이나 투자 수익률 때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금리 인상은 마지막 옵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위기 상황에서 채권 시장을 지지하기 위해 자국 연금펀드와 국가 기관투자가들에 의존할 수 있지만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는 이에 대한 의존이 확실히 보장돼 있지 않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인플레 상승과 페소 약세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해외 근로자들의 본국으로의 자금 송금이 둔화되고 있는 것을 우려해 오히려 올 초 필리핀 중앙은행은 지준율을 인하하기도 했다.
* 원문기사 <^^^^^^^^^^^^^^^^^^^^^^^^^^^^^^^^^^^^^^^^^^^^^^^^^^^^^^^^^^^
Asian currencies under pressure https://reut.rs/2JOIny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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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