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7월14일 (로이터) - 환율이 사흘째 하락하면서 약 한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KRW= 은 전일 종가 대비 3.0원 하락한 1133.3원에 최종 거래됐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19일(1132.7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국제 외환시장에서의 달러화 강세로 지난 이틀간의 하락세에서 벗어나는 듯했으나 장중 다시 아래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하루 전 자넷 옐렌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 시그널을 보낸 뒤 약세를 보였던 달러화는 간밤엔 주요 통화들 대비로 안정적인 흐름으로 돌아섰다. 미국 경제지표들도 호조를 보이면서 달러화에 도움을 줬다.
전날 112엔대까지 내려서기도 했던 달러/엔 환율 JPY= 이 113엔대로 반등했고 유로/달러 환율 EUR= 은 1.14달러 선으로 밀려났다.
이같은 국제 외환시장 분위기에 달러/원 환율은 밤사이 역외 거래에서 소폭 오른 뒤 이날 서울 거래에서도 반등세로 출발했다.
이날 환율은 개장가로 전일 대비 90전 높은 1137.2원을 기록했고 1138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지켜내지 못하고 반락해 전일 종가를 지나 1133.1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이 과정에서 외은 지점들의 매도세가 거셌는데, 시장에서는 역외 쪽 매도 및 주식 관련 자금이 공급 쪽으로 들어온 것으로 해석됐다.
한 시중은행의 딜러는 "달러 약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역외가 아시아 통화 강세 쪽에 베팅한다는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달러 매도가 우위인 장이었다"고 말했다.
한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우리도 그랬고 다른 외은들 쪽에서도 역외 셀이 꽤 나온 것 같다"면서 "역외가 이제 숏으로 돌아선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는 소폭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코스피지수 .KS11 는 0.21%가 올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소폭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한편, 엔/원 재정환율 JPYKRW=R 은 100엔당 1000원 선으로 밀려났다. 이는 지난 5월 하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 1120원대가 레인지 하단?..美 CPI에 주목
환율이 사흘 연속 하락하며 1130원대 초반까지 레벨을 낮췄다. 이 기간중 총 낙폭은 약 20원에 이른다.
특히나 환율이 상승할 때 주요 저항선으로 작용했었던 1140원 선이 하향 돌파되면서 시장의 롱 심리는 급격하게 무너지는 양상이다.
역내외로 숏 심리가 우세해진 가운데 다만 1120원대의 저항력이 이번에도 만만치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의 딜러는 "사실 이제 상승할 만한 재료는 없어 보인다. 코스피도 좋고 네고들도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1120원대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 워낙 이전에도 단단했던 레벨이라 단기적으로 환율이 그 밑으로 간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딜러는 "아직 환율이 완전한 하락세로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 1120원대를 레인지 하단으로 보는 게 적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옐렌 이벤트를 넘긴 국제 외환시장은 이날 밤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주목하고 있다.
연준이 약한 물가상승률로 인해 추가 금리 인상에 부담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지표가 금리 인상 전망과 관련해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다.
▶ 시가 1137.2 고가 1138.7 저가 1133.1 종가 1133.3
▶ 거래량 : 서울외국환중개 61억2500만 달러
한국자금중개 11억4600만 달러
▶ 17일자 매매기준율 : 1136.0
▶ 외국인 주식매매자금 : 유가증권시장 94억원 순매도
(이경호 기자; 편집 전종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