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8월22일 (로이터) - 미국 달러가 21일(현지시간) 약세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금리 인상 기조를 비판한 이후, 시장에는 달러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0.51% 내린 95.25을 나타냈다. 장중에는 95.08로 지난 9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일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금리 인상을 두고 "신나지 않는다"라며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며 "나는 연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시장이 오는 22일 예정된 연준의 8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 발간, 24일 예정된 파월 의장의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 연설을 앞두고 대비하는 가운데 나왔다.
BNY멜론의 사마리트 샨카르 글로벌 전략부문 이사는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들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성급하지만, 시장에서는 달러하 강세에 따른 차익실현거래가 발생하는 등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연준을 비판하는 경우는 드물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경제 안정성에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퍼져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무역적자 감소를 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는 수출 성장세에 위험을 불러일으킨다.
CMC마켓의 데이비드 매든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달러를 약간 약세로 두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목적은 이루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웨스턴유니언 비즈니스솔루션즈의 애널리스트들은 "달러 약세를 오래 유지하는 건 어려울 것이다"라며 "무역마찰, 터키 경제위기 등을 둘러싼 우려 탓에 안전자산 투자가 유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무역상대국들 사이에 나타나는 무역마찰, 터키 리라화 폭락세는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지정학적 혼란이 발생할 경우 시장은 위험도가 낮은 투자를 모색하기 때문이다.
이날 투자자들은 달러가 아닌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 등 다른 안전 통화에 몰렸고, 그 영향으로 달러는 약세를 기록했다.
달러/엔은 이날 109.76엔까지 내려 지난 6월2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0.33% 오른 110.42엔을 나타냈다. 달러/스위스 프랑은 0.59% 하락한 0.9855프랑에 거래됐다.
유로/달러는 1.05% 오른 1.16달러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1.1600달러까지 상승했다.
최근 유로는 터키 통화위기가 유로존 은행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 이탈리아 정부의 재정적자를 둘러싼 불확실성 탓에 압박받았다.
호주 달러/달러는 0.34% 상승한 0.7364달러에 거래됐다. 말콤 턴불 총리는 근소한 격차로 리더십 투표에서 살아남았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