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 8월17일 (로이터) - 베라트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리라화는 통화위기를 딛고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국제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는 국내 은행들이 건전한 상태라 말하며 미국과의 갈등을 이겨낼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내보냈다.
수천명의 투자자 및 이코노미스트들과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알바이라크 장관은 터키가 모든 국내 문제들을 인지하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터키가 이례적인 시장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터키 금속에 대한 수입관세를 2배로 올리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을 평가절하했다. 터키는 현재 미국과 복잡한 갈등관계에 놓여있다. 양국 갈등의 중심에 있는 앤드루 브런슨 목사는 지난 2016년 터키 쿠데타를 지원한 혐의로 1년 9개월째 구금돼 있다.
알바이라크 장관은 세계 다수 국가들이 미국의 제재 문제에 직면해왔다며 독일, 러시아, 중국 등 다른 국가들과 함께 이 시기를 헤쳐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달러/리라 환율(리라화 가치와 반대)은 사상 최고치인 7.24리라를 기록했다. 리라화 가치는 올 들어 40%가량 하락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통화정책 영향력 행사, 미국과 터키간 갈등 등의 요인 탓에 투자자들간 불안감이 나타난 영향이다.
취임 1개월 만에 2001년 이후 최악의 통화위기를 맞게된 알바이라크 장관은 경제가 정치 간섭에 따른 인질이 아니라며 투자자들을 설득하는 등 힘든 여정을 계속해왔다.
아울러 그는 은행부문 지원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으로는 터키 은행부문이 현재 나타난 변동성을 감당할 수 있다며 최근 은행에서 큰 예금 흐름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알바이라크 장관이 연설하기 전까지, 이날 달러/리라 환율은 3% 이상 내린 상태였다. 미국과 터키의 갈등이 역대 최고조로 치달았다는 신호가 나타났지만, 추세는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알바이라크 장관이 투자자들과 함께 진행한 컨퍼런스콜이 끝난 후, 통화시장은 신중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알바이라크 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에 원조를 요청할 계획이 없고, 자본통제는 절대 의제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백악관이 터키가 구금하고 있는 미국인 목사를 석방해도 터키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철회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리라화 가치가 다시 압박받기도 했다.
미국과 터키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또다른 요인은 터키 국영은행 할크뱅크다. 할크뱅크의 메흐메트 하칸 아틸라 부사장은 대(對)이란 제재법을 위반한 혐의로 미국 법원에서 유죄평결을 받은 바 있다. 때문에 할크뱅크가 제재 위반에 따른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는데 대한 투기적 거래가 발생하기도 했다.
할크뱅크는 자신들의 거래 행위가 적법했다는 입장을 나타내왔다. 알바이라크 장관도 이날 할크뱅크의 벌금 위험을 낮춰잡았다. 그는 "확실히 할크뱅크에 벌금이 부과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면서도 "(벌금이 부과된다는) 가정 하에 말하자면, 공공은행이 도움을 필요로 할 경우 정부는 변함없이 이들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편집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