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주유소. 사진=연합뉴스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생산자물가가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더 가중될 우려가 나온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1.67(2015=100)으로 전월보다 0.4% 상승했다. 4~6월 하락했던 생산자물가는 7월 상승 전환한 후 석 달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생산자물가가 3개월 연속 상승한 것은 국제유가 상승 영향이다.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 조치 연장 결정 등으로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지속했다. 9월 서부텍사스유(WTI, 뉴욕 근월물)는 배럴당 93달러 위로 치솟았다. 이에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생산자물가 상승 압력을 키웠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석탄·석유제품(6.6%), 화학제품(1.5%) 등이 오르며 공산품이 전월 대비 0.8% 상승했다.
농림수산물도 농산물(-1.5%) 등이 내렸지만 축산물(3.5%)이 올라 전월 대비 0.2% 뛰었다. 축산물 가격 상승은 지난달 추석 선물과 개학에 따른 단체급식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역시 주택용전력(14.6%)이 오르며 8월보다 0.8% 상승했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주택용전력이 많이 오른 것은 실질적으로 가격이 올랐다기보다는 7~8월 중에 하절기 주택용 전력 단가에 누진구간을 적용하고 있다가 9월부터 종료가 되면서 상승하게 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서비스의 경우 음식점 및 숙박서비스(-0.4%), 운송서비스(-0.3%) 등이 내려 한 달 전보다 0.1% 하락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주택용전력 14.6% ▲벤젠 11% ▲나프타 7.4% ▲경유 6% 등 가격이 전월보다 크게 올랐고, 쇠고기(12.4%), 돼지고기(6%) 등 축산물 가격도 크게 뛰었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9월 총산출물가지수는 공산품(1.2%), 전력·가스·수도및폐기물(0.8%), 농림수산품(0.1%) 등이 오르며 전달 대비 0.7% 상승했다.
한편 최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10월 생산자물가에 어떤 작용을 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아직까진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영향이 크게 나타나진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전쟁 발발 직후 국제유가가 오르다가 최근에는 등락을 거듭하고 있고 아직은 전월과 비슷한 유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향후 추이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