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 사진 출처 = 인천항만공사
한국 경제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1%대 저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투자은행(IB)발 경고가 나왔다.
그동안 외환·금융위기 등으로 한국 경제가 한해 역성장이나 0%대 성장률을 기록한 적은 있지만, 2년 연속 1%대 저성장은 유례가 없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데다, 주요국 경기 회복 속도도 떨어져 하반기 반등이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나오면서 한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의 반등 기대를 약화시키고 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는 타격이 더 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1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씨티·골드만삭스·JP모건·HSBC·노무라·UBS 등 8개 주요 외국계 투자은행(IB)이 지난달 말 기준 보고서를 통해 밝힌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9%로 집계됐다. 한 달 전인 6월 말 기준 이들 8개 투자은행의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2.0%)와 비교하면 0.1%포인트(p) 하락했다.
이는 우리 정부와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각각 2.4%(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2.3%(5월 수정 경제전망)인 것과 비교해 차이가 크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최근 제시한 전망치 2.3%과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투자은행의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올해 2월 말 기준 2.1%에서 3월 말 2.0%로 내려온 뒤 3개월 연속 유지되다가 지난달 말 기준으로 다시 소폭 하락했다.
이들 투자은행 가운데 골드만삭스(2.6%)·바클레이즈(2.3%)·BoA-ML(2.2%) 등 3개 기관은 내년 우리 경제가 다시 2%대 성장으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씨티·JP모건(1.8%), UBS(1.7%), HSBC(1.6%), 노무라(1.5%) 등 5개 기관은 한국 성장률이 내년에도 1%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투자은행의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 평균은 1.1%다.
즉 투자은행들은 지난해 2.6% 성장한 한국 경제가 올해 1%대 초반 성장하는데 이어 내년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인 2%에 못 미치는 성장을 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만약 우리 경제가 2년 연속 1%대 성장을 기록하면 성장률 관련 통계가 있는 1954년 이후 최초가 된다.
한국 경제 성장률은 약 70년 동안 1956년(0.6%), 1980년(-1.6%), 1998년(-5.1%), 2009년(0.8%), 2020년(-0.7%) 등 다섯 해를 제외하면 2%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