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새해부터 PTP(publicity traded partnership) 종목을 파는 외국인에게 매도금액의 10%를 세금으로 물린다. 과세 대상에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원자재·부동산·인프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등 200여 개가 포함됐다. 내년 1월 1일 이후 미국 비거주자가 이들 종목을 팔면 매도액의 10%를 원천징수한다. 시장 변동성을 높이는 과도한 단타 거래를 줄이려는 목적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PTP 과세 대상에는 서학개미가 많이 거래하는 원자재 ETF가 상당수 포함됐다. ‘미국 오일 펀드’(종목명 USO), ‘미국 천연가스 펀드’(UNG), ‘프로셰어즈 VIX 단기 선물 ETF’(VIXY) 등이 대표적이다. 차익도 아니고 매도금액 전체에 세금을 떼는 만큼 투자자가 느끼는 부담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도대금 10% 원천징수는 막대한 거래비용을 유발하는 규정”이라며 “내년부터 이들 ETF에 대한 투자가 급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증권사들은 “과세를 피하려면 해당 종목을 연말까지 팔라”고 권장하고 있다. 정형주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높아진 무위험이자율을 감안할 때 PTP 과세 대상 ETF에서 13~15%를 웃도는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보수적 대응을 권한다”고 했다. 그는 “연말 전에 관련 ETF를 정리하는 것이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법”이라며 “유동성이 낮은 종목을 급하게 매도하면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으니 가격을 봐 가며 분할매도하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산 배분 차원에서 관련 종목 투자를 계속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대체상품’을 소개했다. 미국에 상장됐지만 PTP 대상은 아닌 산업 ETF나 다른 나라에 상장된 ETF·ETN으로 갈아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 구리 인덱스펀드(CPER)를 정리하고 미국 ‘글로벌X 코퍼마이너스 ETF’, 일본 ‘위즈덤트리 코퍼’ 등을 매수하는 식이다. 국내 원자재 ETF는 차익이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반영되는 만큼 해외 상품으로 대응하는 게 유리하다는 조언이다.
증권업계는 PTP 과세 대상이 수시로 달라질 수 있어 규제 불확실성까지 높은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가급적 미국에 상장된 천연자원 등과 관련된 종목은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정 연구원은 “미국 외 다른 나라 거래소에 상장된 ETF를 활용한다면 환율 관리에 소모되는 비용을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며 “PTP 관련 ETF의 기초자산에 강력한 확신이 있는 게 아니라면 미국·한국에 상장된 상품으로 투자를 한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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