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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스탁데일리=이형진 선임기자] 최근 국제유가 하락에도 천연가스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유가 하락의 물가 압력 해소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유가는 현지시간 16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보다도 더 낮은 수준으로 되돌아간 가운데 미국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는 WTI유, 브렌트유, 두바이유 기준으로 모두 하락하고 있으나, 미국의 유럽향 천연가스 수출이 증가하면서 영국, 유럽 천연가스 가격 급등세가 미국에까지 전염되고 있다"고 밝혔다.
류 연구원은 "미국의 7월 물가 상승률 둔화를 이끈 가장 큰 요인이 유가 하락에 기인한 가솔린 가격 하락이었던 만큼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중반에 이른 지금 물가 피크 아웃 기대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그간 수 차례 결렬된 바 있어 기대감이 크지는 않지만 이란 핵합의가 타결된다면 이란 측 공급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유가는 추가 하방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서 유가 하락의 물가 압력 해소 효과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은 문제다. 그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미국 전력가격 추이는 부담스럽다"며 "지난해 기준 미국 전체 전력생산 중 38%는 천연가스가 사용됐다"고 언급했다.
류 연구원은 "미국 전력가격의 하방 경직성을 고려하면 천연가스 가격이 재차 하락 전환한다고 해도 전력가격도 함께 하락하는 상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자동차와 가스를 포함한 소매판매는 전월비 0% 성장했다는 점으로 미뤄 볼 때, 7월 소비 서프라이즈에는 유가 하락으로 인한 소비여력 확대도 함께 작용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류 연구원은 "미국 전체 가구 중 약 50%가 난방에 천연가스를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심리가 상당히 위축된 가운데, 난방비 부담까지 겹친다면 겨울철이 다가올수록 소비 위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이형진 선임기자 magicbullet@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