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이클릭아트
[인포스탁데일리=이형진 선임기자] 500년 만의 가뭄으로 라인강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유럽 경제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가뭄마저 장기화된다면 유럽 경기 침체는 물론이고, 스태그플레이션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발 전쟁과 이에 따른 천연가스 급등 등 에너지 혼란 직격탄에도 위드 코로나에 힘입은 관광업 정상화 등 서비스업 경기 호조가 유로존 성장을 지탱했다"면서도 "다만, 서비스업보다 제조업 경기사이클에 민감하고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독일 경제는 예외였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겨울철을 앞두고 러시아발 에너지 공급중단 리스크 해소에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어 고육책으로 에너지 수요를 15% 절감하는 방향, 즉 에너지 수요 감소를 통해 에너지 리스크는 넘기고자 하는 노력이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독일 경제는 물론 유로 경제가 에너지 혼란 리스크를 극복하고 침체를 피할 지는 미지수"라고 짚었다.
러시아 에너지 공급은 재개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시간이 갈수록 에너지 비용부담은 급증하고 있다. 독일 4인 가구기준으로 가스가격이 지난해 연간 1301유로(한화 174만 원)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3991유로(한화 534만 원) 수준으로 4배 가까이 급증할 전망이다.
박 연구원은 "가스관련 비용 급증이 소비지출을 제약하는 동시에 기업들의 생산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며 "독일 등 유럽 내 소비자물가는 물론 생산자물가는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조기에 하향 안정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이 5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직면하면서 각종 경제활동에 커다란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라인강 수위가 30cm대로 낮아지면서 바지선 운항 등 물동량이 크게 줄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만약 가뭄이 장기화된다면 가뜩이나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전력 생산 등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수력발전 물론 원자력 발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후변화의 악재마저 본격화된다면 유로 경제의 침체진입은 물론 스태그플레이션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형진 선임기자 magicbullet@infostoc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