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시장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주식시장이 패닉에 휩싸였다. 이럴 때일수록 갈 곳을 잃은 투자자금은 안전자산으로 향하기 마련이다. 금은 인플레이션을 가장 잘 방어하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하지만 섣불리 투자하면 세금과 수수료 폭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다섯 가지가 있다. 먼저 골드바 등 금 현물을 사는 방법이 있다. 동네 금은방에서 구매한다면 10%의 부가가치세와 금 세공비, 각종 수수료 등을 포함해 통상 금값의 15% 안팎을 내야 한다. 은행에서 골드바를 사도 마찬가지다. 부가가치세 10%, 수수료 5%가 붙는다.
은행의 골드뱅킹(금 계좌)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요즘 비대면 앱으로 쉽게 골드뱅킹 계좌를 개설할 수 있고 0.01g 단위로 매입할 수 있다. 골드뱅킹을 이용하더라도 금을 살 때와 팔 때 각각 1% 수수료가 붙는다. 다른 일반 계좌와 달리 예금자 보호나 원금 보장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모은 무게만큼 골드바로 인출할 경우 현물을 사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가가치세 10%가 붙는다. 금값이 올라 팔더라도 차익의 15.4%가 배당소득세로 부과된다.
세 번째로 금 펀드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금 펀드는 금광 등 금 관련 회사의 주식을 사는 개념에 가깝다. 펀드인 만큼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주식 위탁계좌에서 쉽게 매수할 수 있지만 연 1%가량의 운용보수가 발생해 장기 보유할수록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금 상장지수펀드(ETF)도 대안 중 하나다. ETF인 만큼 일반 주식처럼 사고팔기 편하다는 게 장점이다. 상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운용보수도 연 0.5% 안팎으로 펀드나 골드뱅킹에 비해 저렴하다. 그러나 국내 금 ETF 상품은 대부분 현물이 아니라 선물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고, 차익의 15.4%를 배당소득세로 내야 한다. 해외 상장 금 현물 ETF도 있지만 일정 금액 이상의 차익이 발생하면 차익의 22%가 양도소득세로 부과된다.
차익에 대한 소득세가 걱정이라면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금 현물을 사는 게 좋다. 증권사를 통해 금 거래 전용 계좌를 만들면 1g씩 금 현물을 사서 담을 수 있다. 차익에 대한 세금이 붙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수수료도 증권사별로 0.2~0.5% 정도에 불과하다. 온라인 거래 기준으로 11개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0.165%)이 가장 낮다.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금의 비중을 높인다면 차익에 대한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KRX 금 현물 투자가 가장 유리하다. 단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개인형 퇴직연금(IRP)이나 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는 ETF에 투자하는 게 낫다. 금 현물 ETF는 금 선물 ETF와 달리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투자할 수 있다. 이 경우 배당소득세나 양도소득세는 면제되고, 만 55세 이후 연금 형태로 수령하는 시점에서 3.3~5.5%의 연금소득세만 부과된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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