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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주52시간제로 기업 위축…근로시간 유연화해야"

입력: 2022- 05- 12- 오전 01:39
© Reuters.  권성동 "주52시간제로 기업 위축…근로시간 유연화해야"

11일 국회에서 열린 근로시간 유연성 개선 정책토론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앞줄 왼쪽 첫번째부터), 손경식 경총 회장, 한무경 국회의원

국민의힘 전현직 원내대표와 '경제통'의원들이 주52시간 근로제 등 근로시간 규제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모여 규제 개선을 다짐했다. 국민의힘 중소기업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무경 의원과 경제계를 대표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의 공동 주최로 11일 열린 '근로시간 유연성 개선'정책토론회에서다. 근로시간 유연화는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 과제인만큼 향후 제도 개선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준석 "획일적 근로시간 규제로는 4차산업혁명 대응 불가능"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한무경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쏟아진 각종 기업 규제 가운데 일방적이고 획일적으로 실시한 주 52시간 근무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게 더욱 심각한 인력난을 야기했다"며 "근로자들에게는 근로 여건을 더욱 악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도 국정과제로 ‘선택적 근로시간 정산기간 확대’와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등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근로시간에 대한 규제 해소 및 유연성 확보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동주최자인 손경식 경총 회장은 “지금 우리 경제는 4차 산업혁명의 진전에 따라 기업의 민첩한 대응이 절실하지만 노동법 제도는 70년 전의 낡고 경직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선진형 경제체제로 가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노동법 제도를 선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획일적이고 경직된 근로시간제로 인해 중소기업, 주로 대기업의 하청을 받는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이 많다"며 "기업과 근로자의 합의를 전제로 근로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주52시간제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중대재해처벌법 등 문재인 정부의 반기업 정책으로 기업활동이 위축돼 있는 상황에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도 이날 서면 축사에서 "현장에서는 기업의 규모와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과도하게 획일적으로 최장 근로시간을 규제하는 주52시간제는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고 말했다. 또 "기업이 시장 변화와 기술 진보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위해선 노동 유연성이 높여야하는 데 이와 역행하는 정책으로 인해 현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정보통신기술(ICT)업계는 획일적 노동시간제로는 경쟁이 불가능하다고 호소하고 있고 중소·중견기업에서도 인재 유치를 위해 유연 근무가 필수적이라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우택 "규제, 세금, 강성노조 등 기업들 '3중고'시달려"

지난달까지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맡았던 김기현 의원도 이날 참석했다. 김 의원은 "어떠한 정책을 시행할 때는 반드시 부작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데 그래서 유연성, 탄력성이 전제가 돼야 한다"며 "노동정책 또한 자율성이 새로운 키워드가 돼야 시장 변화와 기술 진보에 대응할 수 있는 만큼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현장의 목소리를 녹여 보다 나은 개선책을 찾겠다"고 말했다.

같은 당 국회 산자중기위 소속인 정우택 의원은 "문재인 정권 5년간 각종 규제, 세금 폭탄, 강성 노조 등으로 기업들은 삼중고에 시달려왔다"며 "지금 업계가 당면한 가장 큰 현안이 노동시간 유연성인 만큼 오늘 세미나를 통해 입법화, 정책화되는 길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경태 의원은 "최근 대한민국 경제는 대만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 추월당할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이 떨어져있다"면서 "성장동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가장 먼저 다뤄야 할 노동현안은 근로시간 유연화"라고 강조했다.

中企업계 "업종별, 현장 상황에 맞게 하루빨리 보완책 마련을"

이어진 2부 토론회에서는 이정 한국외대 교수가 주제발표자로 나섰으며, 좌장으로는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 토론자로는 류준열 서울시립대 교수, 최홍기 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본부장, 박종필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정책단장이 참석했다.

이정 한국외대 교수는 “현행 근로시간법제는 1959년 당시의 집단적‧획일적 공장근로를 전제로 설계돼 4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하는 개별적‧다양한 지식근로 규제에 한계가 있다”면서 “현행법상 유연근무제의 활용 기간이 짧고 도입요건이 까다로워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성 담보를 위한 근로시간 유연화는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류준열 서울시립대 교수는 “지식기반경제에서 노동 생산성이란 단순히 조업시간, 즉 근로시간의 총량만으로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지속적인 혁신 가치 창출 및 생산 재화와 서비스의 질적 향상 기여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근로시간 유연화를 위한 제도 개선은 노사 모두의 상생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균형감 있게 개선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홍기 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키워드는 다양성과 자율성, 신속성인 만큼 다양한 업무수행 방식을 구현하고 근로자의 자율성을 최대한 확대하면서 변화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면서 “시대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우리 사회의 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로시간에 대한 규제도 혁신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이태희 중기중앙회 본부장은 “주52시간제가 전면 적용됐지만 아직 많은 중소기업들이 구인난, 불규칙한 초과근로 등 주52시간제 시행에 애로를 겪고 있다"며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유연근무제로의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업종별 특성과 현장 상황에 맞게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책이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토론에 참여한 박종필 고용부 근로감독정책단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근로자와 경영계가 모두 도움이 되는 근로시간 유연성 개선안 마련을 공약으로 내세웠다”며 “주52시간제의 기본 틀 위에서 노사가 합의를 할 경우 근로시간 선택권을 확대하되, 근로자들의 건강권이 침해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우택, 조경태, 김기현, 박대출, 류성걸, 송언석, 권명호, 구자근, 김미애, 양금희, 양정숙, 윤주경, 윤창현, 하영제 의원 등이 참석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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